미영(가명, 여, 14세)이는 부모님 이혼 후 아버지, 새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가출했다. 오갈 데가 없던 미영이는 PC방을 전전하던 중 우연히 만난 남자 청소년들과 어울리다 성폭행을 당하고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너무나 충격적인 일을 당하고 방황하던 미영이가 희망을 갖고 미래를 다시 그릴 수 있게 된 것은 지역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연결되면서부터였다. 센터는 집에 있는 것을 여전히 어려워하는 미영이를 청소년쉼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오랜 가출로 망가진 건강을 위해 건강검진 등 의료지원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 원하는 합기도 학원을 다니도록 한 것은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을 줬다.
아버지, 새어머니와 가족상담을 하면서 가족관계도 회복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미영이는 아버지, 새어머니와 점차 관계가 좋아졌고 그간 관심이 없었던 학업에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미영이가 미래를 다시 그릴 수 있었던 것에 가장 중요한 공로자가 있다. 이 분이 아니었다면 미영이는 센터의 다양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미영이의 상황을 보고 다시 가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계해 주신 학교 상담부장 선생님이다. 그 분의 관심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미영이는 또다시 거리를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위기청소년 170만 명
2005년 청소년위원회와 OECD가 공동으로 주관한 OECD 국제심포지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위기청소년은 무려 17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청소년의 21%를 차지하는 수치다. 영미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들 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청소년위원회는 2005년부터 ‘지역사회 청소년 사회안전망 구축’ 사업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개설한 ‘헬프콜 청소년전화 1388’은 언제 도움을 요청할 지 모르는 아이들을 음성을 듣기 위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16개 시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38개 시군구청소년지원센터는 지역 청소년 유관기관과 연계, 협력해 통합적인 청소년 지원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청소년은 그 특성상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조기 개입의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9월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 16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시도교총이 한자리에 모여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전국 16개 시도에 ‘1388 교사지원단’을 구성하게 됐다. 교사의 조기발견, 연계능력과 센터의 맞춤형 지원능력을 결합해 위기청소년들을 가정과 학교, 사회에 복귀시키는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이다.
이제 ‘1388 교사지원단’이 본격적으로 구성돼 운영될 것이다. 20만 교총 회원과 전국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전문가들이 한 몸처럼 움직여 줘야 활동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청소년을 중심으로 센터의 청소년 담당자와 교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함께 협력해 자녀에게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경우 효과적인 지도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센터와 학교 간에도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갈 방향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기 어렵다. 센터와 학교가 함께 청소년의 문제를 고민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다음으로 센터와 학교는 그 지역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연계 협력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역 청소년의 특성, 지역문화의 독특성 등을 고려한 협력체계가 만들어져야 ‘지역의 청소년 문제를 지역이 해결’하는 진정한 지역사회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다.
교원이 나서야 한다
무슨 일이든 해피엔딩은 기분 좋은 일이다. 영미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사랑과 관심, 상담지원센터의 지원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 주변에서 고난을 이기고 해피엔딩을 맞는 청소년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1388 교사지원단’ 선생님들과 모든 교총회원, 아니 모든 교원들이 동참하시길 간절하게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