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교원정년 환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여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나도 그 설문결과를 보고는 도대체 어떤 사람에게 어떤 문항을 가지고 여론조사를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현 정부 들어 강행된 정년단축으로 이중의 예산이 낭비돼 교육청이 빚더미에 올라앉고 학교는 교사 부족에다 사기까지 꺾여 황폐화 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면, 그리고 잘못된 정년단축을 바로 잡아 이 난국을 다소나마 해소해야 할 것인가, 아닌가를 물었다면 과연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의심스럽다. 정년단축으로 교단이 나아졌는가. 정부는 선진형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인다고 공언하지만 그래서 늘어난 학급을 맡을 교사가 없다. 요구한 교사 증원은 돈이 없어 반도 충원이 안되게 됐다. 그나마 채용고시에 응시한 사람들이 미달된다고 아우성이다. 퇴직연금까지 다 지불한 퇴직교사를 기간제 교원으로 데려다 덤으로 돈을 주며 아이들을 맡긴 것이 전체 초등 퇴직교원 22000여 명의 33.6%인 7400명에 이른다. 교사의 자존심을 짓밟고 아이들에 대한 열정을 빼앗아 교직을 떠나게 만들어놓고도 경제적인 이득조차 얻지 못한 정년 단축은 분명 실패한 정책이다. 따라서 지금에라도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정년 환원을 통해 교단을 안정시켜 교직이 전문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교직의 특수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고 교육현장을 무조건 젊게 만들려했던 무모한 정책을 사과해야 할 교육부가 오히려 여론을 빙자해 자신들의 실책을 무마하려 한다니 정말 한심하다. 정년 단축 때에도 교육부는 교사를 비윤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집단,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부류로 여론을 몰아 지금의 사태를 예견한 많은 지적들을 국민들의 손가락질 속에 묻어버렸다. 그래서인가. 교육부는 또다시 여론조사를 들먹이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의 실책을 무마하려는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참교육을 주장하는 학부모에게도 충고하고 싶다. 넓게는 이 나라의 교육이 바로 서고 좁게는 자기 자식의 바른 성장을 원한다면 지금의 학교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이다. 그리고 사회 다른 부분과의 형평성이니 교육의 일관성 저하니 하는 교육부의 궤변에 부화뇌동하여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문삼성 부산 강동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