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업교육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선진 각국들은 직업교육의 선진화를 통해 전 생애에 걸친 국민 개개인의 학습권을 보장해 줌으로써 질 높은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과 학습을 통합한 직업교육의 기회를 확대시켜 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에 우리 정부도 직업교육의 틀을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두 개의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하나는 한국형 마이스터고교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계 학원의 전문대학화’와 ‘전문대학의 영리법인화’ 방안이다. 이 두가지 정책 모두, 직업교육을 새롭게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많은 문제점이 전문가들에 의해서 지적되어 수정 내지는 보완조치에 대한 요구가 많다.
산업수요 맞춤형 고교인 소위 한국형 마이스터고교의 경우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 및 산학관 협력 체제의 구축 없이는 산업체의 인력 수요를 적극 반영한 창의적 기술인력 양성이 불가능하고, 오히려 대학진학을 위한 또 다른 명문고교로의 전락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기술계학원의 전문대학화’ 내지 ‘전문대학의 영리법인화’ 방안은, ‘학교’ 명칭 사용을 공식화하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전문학사(2∼3년제 대학 졸업자격)학위를 수여하며, 이것을 영리법인의 학교 설립을 위한 사전 단계로 하겠다는 “명품 직업아카데미 육성” 방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직업교육정책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방향을 전제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직업교육은 국가 주도의 저렴한 학비로 이루어져야 한다. OECD국가를 비롯한 직업교육선진국에서는 직업 및 평생교육이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져 학비가 거의 무상의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직업교육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대학의 95%,전문계고의 85%이상이 사립인 관계로, 개인의 학비에 의존하고 있어 후진성을 면침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들에 대한 학비중 50%는 국가가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술계학원을 전문대학화하는 정책은 직업교육의 주요 대상인 영세한 계층의 학부모 교육비 부담만 증가시키게 할 것이므로 파기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직업교육은 인성교육이 중시되어야 한다. 직업의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인성과 직업관이다. 이는 인격형성이 잘못된 기술자는 사회에서 매우 위험한 존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직업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에 만약 고액의 기술계학원을 전문대학화하게 되면 영리가 중심이 되어 ‘가진 자’중심의 교육이 되어 또 다른 직업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공공성을 해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학원의 영리법인화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교직원의 신분 문제 등 사회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또한 대학이 이월금 등을 대학에 재투자하지 않을 경우 교육여건이 부실화되기 쉬우며, 총 4,125개의 기술계 학원이 전문대학화 할 경우, 대학 포화상태인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대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기술계학원의 영리학교 법인화는 직업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실수의 시발점이므로 즉각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고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초․중학교에서 직업세계에 대한 예비탐색, 고등학교 단계에서 기초직업교육과 다양하고 특성화된 직업준비교육, 그리고 전문대 및 학부에서 전문직업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단계적인 직업교육의 기본 방향을 정책기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 관련 부처는 산업체 근로자의 직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산업단지 내 「직업교육혁신센터」를 운영하여 전문계고교 및 대학과 산업체의 공동 교육과정 편성 및 협력수업을 실시하여 산업체 근로자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산학관 협력연계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업교육진흥을 위한 정책을 현실화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가가 주체적으로 추진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데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가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직업교육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여 평생직업교육진흥을 위한 예산확보의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속히 직업교육진흥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직업교육의 발전과 진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