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합격한 수능 수리탐구I 영역 만점자 중 5% 이상이 서울대가 자체 실시한 수학(數學) 시험에서 100점 만점 중 30점도 못 받는 등 '쉬운 수능세대'의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지난 2월 이공계 1학년 1444명을 대상으로 수학과목에 대한 능력측정시험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7.7%인 111명이 30점 미만의 점수로 불합격돼 정규 교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서울대는 당초 합격선을 40점으로 잡았다가 불합격자가 예상보다 많아 합격선을 30점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학생의 점수대별 분포는 ▲30∼39점 206명(14.3%) ▲40∼49점 310명(21.5%) ▲50∼59점 308명(21.3%) ▲60∼69점 251명(17.4%) ▲70점 이상 258명(17.8%) 등이었으며 평균점수는 52.9점이었다. 특히 수리탐구I 만점자 613명 중 5.5%인 34명이 30점 미만을 받았고 10점 미만의 점수를 얻은 만점자도 2명이나 됐다. 반면 전체 중에서 90점 이상자는 13명(2%)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최근 몇 년간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져 이공계 합격생 중 대학공부에서 가장 기초적인 미적분도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교수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확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수학과목 능력측정시험을 실시했다. 서울대 류우익 교무처장은 "전체의 7.7%가 불합격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우선 불합격자는 1학기에 정규 교과목 수강자격을 박탈, 기초미적분학을 이수한 뒤 여름 학기에 정규과목을 수강토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