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15일은 스물아홉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한국교총이 그 스승의 날을 기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교총 선언의 배경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교육계가 케케묵은 비리집단으로 지목되어 유래 없는 저인망식 수사를 당하는 마당에 무슨 낯으로 제자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를 마주서서 듣겠느냐는 부끄러움과 자성의 의미다.
다른 하나는 일부의 비위를 빌미로 묵묵히 정부 정책이 시키는 대로 휘둘려오기만 한 교육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기는커녕,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하는 데 대한 불만과 항의의 표시이다.
사실 스승의 날을 챙겨야 할 주체는 교원단체가 아니다. 각종기념일등에관한 규정에 명시된 대로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권존중의 사회적 풍토 조성과 스승 공경을 위한 행사’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가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권추락이 정년단축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현장교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실제로 ‘본 받을만한 스승이 없었다’며 촌지 추방 운동과 정년 단축을 강행한 이해찬 장관 등장 전까지는 기념식을 정부가 주관하고 TV방송으로 생중계해왔었다.
스승의 날을 부정하는 전교조를 의식한 이장관 재임부터 기념식에서 정부는 빠지고 교총이 자기밥상을 차려가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영문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 의하면 날짜는 제각각이지만 지구상에 교사의 날(Teacher's day)을 기념하는 나라는 63개국으로 나와 있다. 이 많은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스승’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나라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발전을 이룩한 원동력도 군사부일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며 교원을 각별히 존중해온 우리만의 고유한 정신적 자산에 있지 않을까?
구성원이 50만이다보니 게 중에 몇몇 미꾸라지도 있겠지만 지금도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있는 교원들이 대부분이라고 굳게 믿는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교사도 직업인으로서 예전처럼 우러러보지는 않는다 해도 묵묵한 대다수 교육자들을 스승으로 대우해주고 신나게 해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춤추게 하는 첩경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