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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업 시간강사 신분 보장해야

얼마 전 한 시간강사가 자살하면서 유서를 통해 우리 대학의 모순을 폭로헸다. 교수임용에 금품을 요구했다는 것과 현직 대학교수가 시간강사의 연구업적을 부당하게 착취했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이나 일부 교수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참으로 참담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매관매직이나 연구업적 도용은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려서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

시간강사와 관련하여 진정으로 검토가 필요한 문제는 전업 시간강사의 생계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가이다. 대학 강의의 약 절반 정도는 시간강사가 맡고 있다. 시간강사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나 박사과정 수료자가 대부분이다.

박사과정 수료자들의 경우 학위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강사를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계속해서 시간강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시간강사직을 통해서는 생계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강사는 신분 자체가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생계유지에 필요한 수입도 없는 실정이다. 학기별로 강의 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 강의를 한다고 해서 다음 학기에 강의가 주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일정액의 월급이 주어지기 보다는 시간당 강사료가 주어진다. 얼마나 많은 수업을 맡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월 100만원 내지 200만원 정도의 소득이 주어진다. 강의가 없는 방학 동안에는 강사료가 지급되지 않으며, 자신의 원하는 만큼 강의를 맡을 수 없을 경우 월수입은 그야말로 몇십만원대로 떨어진다. 요컨대 시간강사는 수입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수입조차도 안정적이지 않다.

시간강사는 우리 대학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업 시간강사의 신분을 확실히 하고 생계 또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강의전담 교수제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인건비 지원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에만 전업시간강사의 문제를 내맡겨서는 곤란하다. 사립 유아학교의 인건비를 국가가 보조해주는 것처럼 사립대학의 전업 시간강사의 인건비를 국가가 보조해주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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