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교육감 중 광주를 제외한 15개 시·도 교육감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광주는 안순일 교육감의 임기가 남아있어 장휘국 당선자는 11월 7일 취임한다. 이번에 취임한 교육감들은 전국 동시 민선 교육감들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일부 지역별로 직선 교육감이 있었지만 전국 단위로 모든 교육감이 동시에 민선 체제로 돌입한 것은 처음이다.
주민과 학부모에 의해 직접 선택된 것인 만큼 각 교육감들은 특화된 정책으로 지역 교육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 설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출신인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탈권위’, ‘인권’, ‘반부패’를 기치로 내걸었다. 서울형 혁신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학생인권 조례 등을 통해 자신의 교육철학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여성 민선 교육감인 임혜경 부산교육감의 부산의 시급한 문제인 지역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며, 대학총장 출신의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언제 어디서든 학습이 가능한 U-스터디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인천 나근형 교육감은 전국 학력 꼴찌의 오명을 벗고자 학력신장에 골몰하고 있으며, 광주의 장 당선자는 야간자율학습 철폐 등을 공약했으나 현장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전 김신호 교육감은 학력 신장을 골자로 한 8대 공약 실현에 주력할 계획이며, 울산 김복만 교육감은 학교공사와 음식자재 납품 투명성 확보와 학력 신장에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진보 성향으로 재선한 경기 김상곤 교육감은 그동안 추진해온 혁신학교를 통한 공교육 선진화, 무상교육 구현 등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라 재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의 민병희 교육감은 고교평준화 시행과 학생인권조례 제정, 무상급식 등 공약 이행에 골몰하고 있으며, 3선의 이기용 충북교육감은 고입연합고사 부활과 학습이력 시스템 구축 등 학력 신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연임된 김종성 충남교육감 역시 전균 평균 이하의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충남 학력 뉴 프로젝트’를 추진 등 수월성 교육에 중심을 둘 계획이다. 전북 김승환 교육감은 ‘비리 척결에 직을 걸었다’고 공언할 만큼 교육비리 척결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며 전남 장만채 교육감은 농어촌 학력 향상과 기초 실력 배양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재선의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사이버 가정학습 무료 수강을 통해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계획이며, 경남 고영진 교육감은 ‘공제형 교육자산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돕겠다는 특색 공약을 추진한다. 제주 양성언 교육감은 제주국제학교 성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6개 시·도교육감(당선자 포함)들은 선거 때부터 그동안의 경력과 이념 성향에 따라 10명의 보수와 6명의 진보로 구분되고 있다. 특히 6명의 진보 교육감들은 그동안 수월성 기조의 현 정부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중앙정부 교육정책과 지역 교육정책의 차이에 따른 갈등도 예견되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특권층을 위한 비정상적인 정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학업성취도 평가, 자율형 사립고, 교원평가제 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정부 정책 기조와는 맞지 않는 무상급식 전면 시행, 혁신학교 도입, 무상 교육복지 구현 등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예산 배분과 교부금 지원 등을 놓고 교과와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동당 가입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에 대한 징계를 놓고 정부는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으나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이 문제를 놓고도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와 우려에 대해 현장 교원과 전문가들은 이념을 떠나 교육본질에서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문곤섭 울산외고 교장은 “누구를 의식하면서 반대를 위한 정책, 누구와 대립각을 세우는 정책이 아니라 지속발전을 고려한 정책, 학생을 위한 정책을 펼쳐 줄 것”을 강조했다.
교총도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취임하는 교육감들이 시도의 교육현안 해결과 교육만족도 제고에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공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겠지만 학교 현장 정서와 여론을 무시한 나홀로식 독단 드라이브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