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에 있어서 21세기 서막의 특징 중의 하나는 경쟁의 세계화에 있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의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한민족이 다른 민족과 더불어 살아가며, 국제사회에서의 기여도를 높여 모범민족이 되는 공생·자존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인적자원부가 7월 20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한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은 대전제에 있어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며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 시대 교육정책
여기에 덧붙여 우리가 특히 유의할 점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반도국이라는 지정학적 입장을 경쟁에 유리하도록 긍정적으로 활용하여야 하는데, 언어적으로는 세계화된 언어인 영어나 불어 등의 서양어 들로부터 매우 고립된 우랄·알타이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개방이 덜 된 채, 일본을 매개로 한 선진 서양문화의 간접적 유입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어 경쟁에 매우 불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더 이상 형식적 평등만을 고집하다가는 교육의 하향 평준화와 국제경쟁력의 상실을 불러올 뿐이다. 이번 발표의 내용 중 포함된 국립대 교수 증원 분 중 200명을 우수외국인 교수 초빙에 활용할 계획이나 싱가포르의 경우를 참조한 외국우수대학원의 유치계획은 우리 나라 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보다 여러 가지 사회여건이 좋지 않은 인도가 오늘날 I.T. 산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영어를 교육언어로 사용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망국적인 조기유학 붐으로까지 상징되는 조기교육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도외시 할 수 없다. 유럽의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네덜란드 국민들은 대부분이 모국어인 화란어 이외에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의 두서너 개 언어에 능통하고 문화적으로도 개방되어 있어 경쟁력 강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유럽의 운송회사에서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를 고용한다고 할 때, 모국어 밖에 구사하지 못하는 국가의 운전사를 선호할 것인가 아니면 유럽 몇 개국에서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운전사를 선호할 것인가.
자립형 사학에 포함 필요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공교육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미국 등의 외국정부와 협정을 맺어 프랑스어와 프랑스역사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이 교육하는 국제학교를 프랑스 교육 체제로 끌어들여 수적으로는 오히려 프랑스 인이 다수인 국제학교에 의한 국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교육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우리도 각종학교로서의 외국인 학교의 허용이라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교육체제에 수렴된 국제학교의 설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상, 아직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제학교를 설립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이번에 내친 김에 2003년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인 자립형 사립 고에 국제학교를 포함시키는 법개정을 할 필요가 있으며, 우선 한국어와 한국사를 우리 나라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교육하는 외국인 학교에 대한 한국인 입학 자격제한을 완화하여 국적 있는 국제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