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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폭력 피해 초등생 절반 '그냥 참는다'

어린이재단 실태조사…"일 더 커질까봐" 침묵

초등학교 고학년생 4명 중 1명이 학교에서 놀림이나 괴롭힘을 경험하지만 피해학생 중 절반은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실태조사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서울 시내 5개 초등학교 4~6학년생 1천377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생의 25%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안 좋은 소문이나 기분 나쁜 말로 괴롭힘', '때리거나 밀면서 괴롭힘', '욕을 하며 놀림'이 각각 2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불쾌한 말이나 행동(성적인 놀림)'이 9%, '물건이나 돈을 빼앗으며 괴롭힘'이 5%였다.

피해 빈도로는 '가끔'(42%), '자주'(18%), '항상'(6%)이라고 답한 학생이 66%를 차지했고, '전혀 없다'거나 '거의 없다'라고 답한 학생은 각각 10%와 24%에 그쳤다.

폭력을 당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한 학생은 53%, 요청하지 않은 학생은 47%로,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28%),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19%), '대단치 않은 일이라 생각해서'(16%), '보복당할 것 같아서'(1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부모(45%), 교사(28%), 친구(21%) 순이었으며 학교폭력 전문기관이나 청소년 상담실에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없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는 등·하굣길(19%), 구석진 곳(19%), 교실(18%), 학교 복도(15%)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재단은 미국 국제폭력예방센터(ICAP)로부터 아동폭력예방교육 인가를 받아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산 문제와 경쟁 위주의 교육 등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단순히 일회성 강의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중학생간 폭력을 막으려면 초등교육 단계에서부터 예방교육을 위한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 등의 강한 의지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어린이재단의 학교폭력 예방교육 문의는 재단 아동폭력예방 홈페이지(www.koreacap.or.kr)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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