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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부모가 교사 집단폭행

"매맞는 교권에 경악…근본대책 세워야"
교총, 관련자 엄중 처벌 촉구

시위참여로 결석한 학생들의 출석처리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교감과 교사 2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신정여상 2층 교무실에 이 학교 학부모 20여명이 지난 4월16일 이후 1개월간 지속된 재단 비리관련 학내분규과정에 참가한 학생들의 정상 출석처리를 요구하며 한시간에 걸쳐 행패와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진 모 교감(57)은 학부모들에 에워싸여 멱살을 잡히고 목덜미와 뺨을 수 차례 맞았으며 폭언과 욕설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학부모들은 또 이를 제지하던 홍 모 교사(47)에게는 목을 조르고 유리창가로 밀어붙이는 행패를 부렸으며 얼굴에 상처를 내기까지 했다.

사건 발생당시 학교는 대청소 중이어서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무실을 비운 상태였으며 몇몇 여교사 등이 겁에 질린 채 광경을 지켜봤을뿐 이를 막지 못했다. 이때 이 모 교사(50·여)가 "말로하지 왜 선생님을 때리느냐"고 항의하자 학부모 김 모씨(44·남)가 "너 이름이 뭐냐. 학생이 잘못하면 교사가 때리듯이 선생이 잘못하면 학부모가 때리는 것이다"라며 책상 위를 뛰어 올라 위압적인 자세로 쫓아오자 이 교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교무실을 급히 벗어났다.

김씨와 학부모들이 "저× 잡아라"고 외치며 뒤쫓아 왔고 이 교사는 1층 행정실로 대피하려던 순간 김씨가 이 교사의 머리 뒷부분을 밀쳐 문 모서리에 이마와 입술이 부딪히는 상해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은 이 교사가 피를 흘리는 가운데도 김씨가 교사의 멱살을 잡고 폭언과 욕설을 가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중상을 입은 이 교사는 인근병원으로 후송돼 22바늘을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고 입원했으며 폭력을 행사한 김씨는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교총은 사건발생후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이 사건을 학부모에 의한 부당한 교권침해행위로 규정하고 언론에 제보하는 한편, 관할경찰서를 방문해 엄중한 사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교총은 또 17일 성명을 내고 "학부모들이 자녀의 장래를 걱정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불법시위 등에 참여한 학생들의 출석인정을 요구하며 교원을 폭행한 것은 실추된 교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대다수 건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재발방지를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한 사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사랑실천연대(위원장 이선정)도 성명을 내고 사태의 발생에 대해 개탄하고 교권확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교총과 서울교련은 입원중인 이 교사를 방문해 위로금을 전달하고 법률적 대응 등을 포함한 제반적인 지원방안을 약속했다.

현재 김씨는 상해를 가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 중에 있으며 이 교사의 주장에 대해 "스스로 도망가다 넘어져 다쳤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신정여상을 비롯해 같은 법인내 5개교 교원들은 20일 이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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