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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또’ 파행…불량상임위 汚名 이어가나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 국감 증인채택 두고 파행




與 의사일정 정지는 대국민협박
증인 거부는 ‘침묵국감’ 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내 파행돼 14일부터 진행될 국감의 난항을 예고했다. 각각 7~8일과 10~11일에 예정됐던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도 열리지 못했다.

당초 교문위 전체회의 안건은 기관증인 채택이었다. 그러나 안건을 논의하기도 전에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며 “여당이 꼭 필요한 일반증인채택을 합의해주지 않는데 이는 국감을 무력화시키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이 언급한 증인은 역사교과서, 사학비리, 학교비정규직, 국감자료 미제출 대학 관련 증인들이었다.

이에 여당 간사를 맡은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이 신청한 서울시 친환경 유통센터의 학교급식법 위반 관련 증인도 채택하지 못했다”며 반론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가장 첨예한 쟁점이 된 역사교과서 관련 증인에 대해서는 “특정 교과서에 대해서만 12명의 증인을 요구하는데 타교과서도 문제가 있는 만큼 모든 교과서 대표집필자를 균형감 있게 부르자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 간사를 맡은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필진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낸 다른 집필자들이 핵심증인인데 대표집필자만 불러서는 안 된다”고 맞섰고,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해당 증인들은 ‘목을 따겠다’는 협박전화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분들을 국감증인으로 세우면 추후 교육활동이 가능하겠냐”며 재반박했다. 사학비리, 학교비정규직 문제 관련 증인들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대립은 증인채택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이 “4일과 7일 예정됐던 예결소위가 여당 간사와 협의도 없이 취소됐다”며 “이는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의사일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이어 “위원장이 회의를 기피할 경우 교섭단체 위원이 사회를 대신해 결산안을 처리할 수 있었는데도 못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의원도 “국민들은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보기 원한다”며 “예결소위도 못 열려 결산심의도 못했는데 10~11일 예정된 법안심사소위까지 증인채택 문제와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현안질의 당시 증인 문제가 진척이 안 되면 앞으로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얘기가 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교문위 위원장인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일단 양측이 합의하는 증인은 채택하고 핵심증인은 확인감사를 대비해 조율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를 권한다”고 조율에 나섰다.

그러나 유 의원이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면서 “여당 증인을 거부한 적이 없고, 만약에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모든 증인을 다 받겠다”고 거부하면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방을 주고받던 회의는 강은희 의원이 “상업영화인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불발 이유를 묻기 위해 감독을 국감장에 부른다면 노이즈 마케팅 의혹이 일 수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유 의원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유 의원의 “어떻게 짜고 불렀다는 말을 하느냐”는 발언에 이어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고 5~6명의 야당의원들이 회의장을 나간 것이다.

이후 20분 정도 더 의사진행발언만 계속되다 정족수 미달로 신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했다. 작년까지 5년 연속 국정감사 파행을 이어온 교문위가 박근혜정부 첫 국감 시작 전부터 또 파행에 이르는 순간이었다.
산회 후 야당 교문위 위원들은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증인 없는 국감’, ‘침묵의 국감’을 원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파행의 책임을 물었고, 이어 새누리당도 국회정론관에서 원내대변인인 강은희 의원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갖고 “입맛에 맞는 증인 채택을 위해 의사일정을 볼모로 잡는 행태는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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