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정부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해를 넘겨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최종 통과된 2014년 교육부 예산은 54조 248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217억 원 늘었다. 정부안보다는 1180억 원이 감액됐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통과된 시설비와 전기료 지원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되거나 폐지돼 시·도교육재정 부담만 늘었다.
지난달 18일 교문위를 통과한 예산안에는 교육용 학교전기요금 지원사업 예산이 국고에 1100억 원 반영돼 있었다. 그간 교총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단위학교의 전기료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이 예산은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고, 되레 부대의견을 통해 안 그래도 무상복지 부담을 감당하기도 벅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800억 원을 지원하도록 권고했다.
또 교문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부담을 덜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 중 3237억 원과 초등돌봄교실 예산 중 1440억 원을 국고 일반회계 사업으로 돌려 반영했다. 이로 인해 여유가 생긴 4677억 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각 시·도교육청이 교육시설환경개선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국 초등돌봄교실 예산 1008억 원만 남았다.
이처럼 시급한 시설환경개선 예산이나 전기료 지원사업 예산은 되레 깎인 반면, 지금도 학교에서 먹지 않고 버리는 사례가 속출하는 우유 급식 예산은 정부안보다 39억 원 많은 335억 원으로 증액됐다.
학교비정규직 장기근무가산금을 1인당 2만원씩 증액한 것도 고스란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감당토록 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소폭 인상에 그친 교부금 예산에서 늘어난 무상급식,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학교비정규직 예산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결국 학교기본운영비 동결 내지 최소인상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한 시·도교육청 예산 담당자는 〃수입은 거의 늘지 않은 상태에서 누리과정이나 인건비 등 고정적인 지출 증가요인이 너무 크다〃며 〃이로 인해 필요한 다른 부분에 예산을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사정은 대부분의 다른 시·도교육청도 비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