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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 교육 무너뜨릴 시간제교사

정부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을 의결했다.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도입하고자 하는 취지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그 출발점이 교육계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장경제 차원에서 접근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년단축을 통해 ‘내보내기 위한’ 명분이 시장경제 논리였는데, 이제 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쓰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과거가 재연될 조짐이다.

시간선택제 교사 고용으로 일시적 지표는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궁극적으로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제선택제 교사는 말 그대로 시간을 선택해서 수업 중심으로 근무하는 교사다. 그러나 요즘의 학교는 수업뿐만 아니라 인성교육, 진로교육, 상담 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 강화를 요구받고 있다. 수업 4시간을 선택해 근무하는 교사가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활동에서 책무성을 다하기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위한 본연의 업무보다 학생 교육과 무관한 공문서 남발로 인한 업무 과중이 심하다. 시간선택제 교사가 과연 이러한 업무들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시간선택제 교사가 도입된다면 이들의 몫까지 일반교사들에게 더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 학교조직 문화 형성에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뿐더러 학습의 질 저하까지 우려된다.

정부는 수업만 잘 하면 학교교육이 잘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수업의 질과 교육의 질은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가 하는 모든 말과 행위는 곧 교육과정이다. 그래서 교사를 움직이는 교육과정이라고도 한다. 수업 중심의 시간선택제 교사가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학부모,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 학생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책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다수 교사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연금으로 어수선한 교직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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