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눈 내리는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까마득한 그 옛날 그리웠던 시절이 하나 둘 눈망울에 어른거린다.
선생님 손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 보려고 쉬는 시간이면 우르르 내 곁으로 몰려와 흙 묻은 손으로 바짓가랑이 붙잡고 미안해 멋쩍게 웃던 아이들에서부터,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손주 녀석 선생님이 집에 와서 영광이라시며 한사코 뜨뜻한 아랫목을 내 주시던 그런 시절에는 오직 사람을 길러 낸다는 자긍심 하나로 천직이라 여겨왔었다.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에 맞게 해방 후 60여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를 이토록 부강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그 원동력이 교육의 힘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토록 중차대한 교육의 힘은 당장 그 성과가 눈앞에 나타지 않는다는 소인적인 생각으로 인해 자꾸만 밀리고 도외시 되더니, 이젠 아주 교육이, 학교가, 그리고 선생님이 깊은 나락의 텅으로 빠져들고 있는 건 왜, 그리고 누구의 잘못인가.
득어망전(得魚忘筌)!
고기를 다 잡고 나면 고기 잡을 때 가장 유용한 도구였던 통발을 잊어버린다는 말인데, 어떤 목적이 달성되고 난 후에는 그동안 큰 도움이 됐던 사실들을 까맣게 잊고 그 은혜를 저버림을 경고하는 뜻이다.
이제 나라가, 국민이 좀 먹고 살만하니까 지난날 배고픈 설움을 해결하는 근원이 됐던 교육의 힘에 대한 중요성을 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