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직선제가 정치선거로 변질되면서 금권선거의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자금을 잘 모으고, 유권자의 이목을 잘 집중시키는 ‘프로 정치인’들에게 유리하고 평생 교육에만 몸담아온 교육자는 엄두도 못내 교육의 전문성 덩신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만연하다.
일반 정치인에 비해 덜 알려진 교육자들은 선거에 나오자니 홍보비용에 더욱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어 타 선거보다 많은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모순으로 인해 당의 공식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도 비용 부담을 늘리는 원인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선거라는 속성이 부른 당연한 결과”라면서 “교육감 선거의 쟁점도 정치적 싸움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이미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정책과 방향제시보다 무상급식이란 복지선동이 모든 것을 삼켰다”고 말했다.
천신만고 끝에 당선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워낙 무리한 탓에 당선무효형까지 가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럼에도 형 확정 때까지 재산을 소진하면 국고 반납도 어려워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 이래저래 교육감 직선제는 꼬이고 꼬인 실타래가 돼 도저히 풀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곽 전 교육감은 후보자매수를 하면서까지 당선이 됐지만 이 혐의로 결국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기탁금 및 선거비용 35억3700만원을 국가에 반환해야 했다. 그러나 곽 전 교육감이 반환한 금액은 지난해 10월 15일 기준으로 1200만원에 불과하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선무효가 돼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는 곽 전 교육감 포함 총 5명이다. 그러나 이들 중 단 한명도 제대로 반환하는 이는 없다. 전체 118억8120만원 중 113억5200만원이 징수되지 않아 반환율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달 1심에서 500만원의 벌금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조희연 현 서울교육감 역시 형 확정 전까지 재산을 소진한다면 33억8400만원의 선거보전금 반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에 대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회 교문위 소속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경기 용인)은 지난해 12월 일명 ‘곽노현 먹튀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 의원은 “선거비용 보전을 공소시효기간인 6개월 후에 기소여부를 판단해 지급토록 하고, 기소가 된 경우 판결 확정될 때까지 선거비용 반환을 유예토록 해야 법의 실효성을 높일수 있다”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