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3 (수)

  • 구름많음동두천 21.2℃
  • 흐림강릉 12.4℃
  • 구름많음서울 22.5℃
  • 구름많음대전 22.9℃
  • 구름많음대구 18.3℃
  • 구름많음울산 15.8℃
  • 흐림광주 21.7℃
  • 구름많음부산 17.1℃
  • 흐림고창 19.2℃
  • 구름많음제주 17.6℃
  • 구름많음강화 18.6℃
  • 구름많음보은 20.8℃
  • 구름많음금산 22.3℃
  • 흐림강진군 16.3℃
  • 구름많음경주시 15.1℃
  • 구름많음거제 15.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행정만 하려고 입직한 교사가 어딨나”

‘행정전담팀’ 성토장 된 서울 교감연수회장
교육청 “그래도 추진”…교감들 “독재 행정”

서울시교육청의 ‘행정전담팀(교육청 명 교육지원팀)’ 설명연수회가 교감들의 거센 항의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교육청이 사실상 ‘통보’를 위해 연 자리였지만 뜻밖의 반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12일 시교육연수원에서 교감연수(오전 초등, 오후 중등․특수)를 진행하며 행정전담팀의 장점과 사례를 설명했다. 하지만 연수회장의 분위기는 금세 돌변했다.

오전 연수 시작부터 “그냥 학교 자율에 맡겨 달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조희연 교육감 대신 참석한 이근표 교육정책국장이 인사말을 하고 떠나려 하자 “국장님 저와 이야기 좀 하시죠.” “결국 그냥 하라는 것 아닙니까”라는 등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오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전처럼 고성만 나오지 않았을 뿐 교감들은 대부분 비웃음과 조롱 섞인 자세로 일관했다.

연수에 참석한 A초 교감은 “교장과 평교사 사이에서 중간자 입장으로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것을 꺼려하는 교감 속성상 교육청 행사에서 이 정도 반응을 했다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느냐”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연수방식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B초 교감은 “이렇게 관계자 전원을 불러 모은 뒤 설명하며 지시하면 따라올 것으로 예상한 것 같은데 이런 방식은 옛날 독재정권 때나 통하는 것”이라며 “민주를 부르짖는 교육청 행태로는 너무나 상식 밖의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교감들도 목소리를 모으는 단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행정전담팀은 시교육청이 관내 학교 담임교사에게 담임 업무만 맡기고 비담임들 중 행정업무만 전담시키는 팀을 꾸려 운영하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발표 때부터 ‘전혀 현실성 없는 정책이자 학교 자율성 침해’라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선 “수업하기 위해 교사가 됐지 행정만 하려고 교사가 됐겠느냐”며 “지원자가 없어 교장, 교감이 눈치 보며 승진대상자나 휴직 복귀자들에게 부탁하다가 또 다른 갈등만 유발시키는 나쁜 정책”이라는 반응이 쏟아진다.

또 이날 시교육청 측이 행정전담팀 문제와 함께 거론한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도 편향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C중 교감은 “시교육청은 즐겁고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로 전혀 즐겁지 않은 회의”라며 “일부 목소리 큰 교사 몇 명이 주도해서 학교 일을 안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니 회의가 겉돌고 늘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같이 비현실적 정책을 고집하면서 현장과 갈등을 자초하고 있지만 시교육청 측은 여전히 철회할 생각이 없다.

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관계자는 “일단 우리 원칙은 이미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진 상황”이라면서 “당장 어렵다고 하는 학교는 최소한의 형식만 갖추는 식으로 할 수 있겠지만 내년, 내후년 계속 확대해가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