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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36대 회장선거에 교총 100년 달렸다

한국교총 제36대 회장 선거가 11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6년 만에 치르게 되는 이번 회장 선거는 향후 3년의 임기 동안 밖으로는 대선과 교육감 선거가 있고, 안으로는 창립 70주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가 있다.
 
격변의 파고 속에서 교총과 대한민국 교육의 100년 역사를 완성하고, 나아가 미래 100년의 초석을 놓는 중차대한 사명이 신임 회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회장 후보들의 역량과 각오, 그리고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장은 자기의 소신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원들의 의견을 수합하고 조율해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창출해 내는 사람이다. 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임기동안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어야만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다.
 
교총 회장 선거에 이어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 그리고 뒤이어 교육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전 경험을 비춰보면 대통령 후보와 교육감 후보들은 국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 교육 본질을 훼손하고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는 이념·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낼 게 분명하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교육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미래를 향해 나가도록 이끄는 것도 새 집행부에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다. 회장이 교원을 비롯한 교육공동체, 그리고 학자와 사회 구성원들을 참여시켜 교육계와 사회가 공감할 정책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 때에만 정치의 지배를 받는 교육계가 아니라 정치집단을 선도하는 교육계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회장은 안팎의 변화 속에 갈수록 힘들어하는 교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전문직으로서 교직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매일 발생하는 다양한 안전사고, 학교폭력,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서 교총이 교육과 선생님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할 때, 교원들은 교총의 품에 안기게 될 것이다. 젊은 회원을 적극 영입해 더욱 왕성한 교총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회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의원의 수준은 이들을 뽑은 국민의 수준을 넘을 수 없듯이 새 회장의 수준 또한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회원들은 회장이 갖추길 바라는 역량, 후보들이 공약에 포함시키기를 바라는 정책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혈연·지연·학연을 버리고 후보들의 비전과 실천 역량, 그리고 교육과 교총을 위한 헌신도 등을 따져 선택권을 행사해야 한다.
 
회장 선거가 회원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될 때 교총회장 선거는 교총을 3년마다 부활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회원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 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꽃이다.
 
이번 선거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교총 사무국이다. 사무국은 회장 후보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자료와 정책을 제공하고 자문에도 성실히 응함으로써 후보들이 선거 준비과정을 통해 전문적 식견을 갖춘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리고 후보 공개토론의 장을 자주 만들고 다양한 경로로 후보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회원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아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론의 장도 제공하길 기대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스마트시대에 발맞춰 12년 만에 온라인 선거로 실시된다. 그런 만큼 어떠한 오류나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철저한 시스템 점검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치선거와는 차원이 다른 모범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 학생들과 사회에 귀감이 돼야 한다.
 
회장 후보와 회원, 그리고 교총사무국이 교육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각자의 소임을 다할 때 누구나 공감할만한 교육계 대표로서 회장이 선출될 수 있다. 그래야만 신임 회장이 교총과 우리 교육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역사를 바르게 써내려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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