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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아름다운 일탈이 현실이 되던 날!

8월 10일 오전 12시 11분! 나는 반갑고 행복한 순간을 자판 앞에 앉아서 기록했다. 그 동안 <오마이뉴스>와 ,<한국교육신문>리포터로 써 온 기사와 써 둔 글들을 모아 펴낸 나의 세 번째 책, <아름다운 일탈>((주)에세이 펴냄)이 배달되었기 때문이다.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니고 학교의 소소한 이야기를 지방 신문에 가끔 보내면서 모아진 원고들을 더 이상 보듬고 있기가 무거워서 시집을 보낼 궁리를 하던 차에 리포터가 되면서 그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행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현대는 산소와 수소, 광고로 이루어졌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신의 글이 보다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은 글 쓰는 사람이라면 소망이면서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생명을 가지는 일이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품성이 빼어난 것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책으로 출간하고 싶은 것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희망사항인 것처럼. 모니터에 짧은 순간 깜박이다 '잉걸'로 내려가 어느 날 잊혀지고 마는 그 아쉬움.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화면에서 사라진 글이라 할지라도 생산자인 내 시야에서는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생나무' 기사까지 애착이 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글 쓰는 일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글 쓰는 일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내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한 번 내딛은 소망의 발자국은 결코 되돌아오는 법이 없이 전진하게 됨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실수를 줄여가는 확실한 방법이고 기록을 남기는 일이며 행동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보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간접 체험은 나를 성숙시키는 즐거운 나들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분명, 일탈이었으며 기사 한 꼭지라도 더 쓰려는 나 자신과 겨루는 일이기도 했다. 이제는 일상의 일들을 그냥 흘려 넘기는 일이 거의 없다. 때로는 기사거리를 만들기 위해 보다 교육적이고 더 좋은 착상을 현실로 옮기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하게 되어서 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르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중심의 출판 시장, 굳이 종이로 된 책이 없이도 컴퓨터를 통해 책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변화된 독서 시대, 경기 침체를 이유로 더 각박해진 삶의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했는지도 모른다.

어려울 때일수록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책을 찾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마음의 평화를 위해 가을이 오기 전에 책방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즈음. 친구처럼 늘 곁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최소한의 책, 100권의 친구를 갖고 싶다.

사들여 놓은 책, 읽은 책은 많지만 아직도 친구처럼 소중한 100권을 틈틈이 만나는 일은 드물고 편식하는 편이라 부끄러울 뿐이다.

2005년 5월 3일, 맨 처음 <오마이뉴스>에 보낸 기사가 채택되던 기쁨을 시작으로 34꼭지의 기사를 실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우리산골 분교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전하며 그 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아이들이 살고 있음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리포터로서 산골분교의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에 실으면서로 시작된 '중년의 아름다운 일탈'은 이제 나의 현실이 되어서 더 깊이 사색하는 습관, 사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으며, 일상의 일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되었다. 보다 밝은 소식, 작은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일의 자세까지 갖게 되었다(삶이 곧 글이므로).

정보를 찾기 위해 책을 찾아야 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가족과 이웃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애착을 갖게 되어 중년의 '우울증'조차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일한 내용을 기록하고 기사로 타전하며 가족간의 사랑을 객관적인 모습으로 남길 수 있게 된 지금의 모습을 사랑한다. 좋은 일은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법이니 마음과 생각, 영과 혼을 담아 작으나마 밝고 아름다운 아이들의 일상을 전하는 삶을 사랑하려 한다.

내 안의 행복을 나누면 민들레 홀씨를 불 때처럼 나누는 순간에 100배, 1000배의 싹이 트는 자연의 이치를 생각하겠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과 생동감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 가며 가족간의 사랑이 넘쳐 이웃의 논으로 행복한 물대기를 할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기사 한 꼭지를 완성할 때마다 다음에 출판할 책의 모습을 상상하며 독자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삶의 흔적을 남기는 글을 쓰고 싶다.

리포터에서 출발한 나의 일탈은 이제 시작이다. 나는 내년에도 두 번째의 ‘아름다운 일탈’을 출판할 결심을 다지며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며 살고 싶어 했던’ 오래된 소망을 키울 것이다. 일과 삶이 하나이고, 삶과 사랑이 하나이기를 매 순간 다듬으며 살리라.

세상을 향해 학교와 선생님, 아이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진솔하게 전하는 일탈이 일상이 되기를 기원하며, 아름다운 교직을 주신 모든 분과 아이들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일탈>은 지리산 피아골의 작은 산골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장옥순 님이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 때 묻지 않은 동심을 노래하고 기록한 책입니다. 저자는 대자연의 품에 안겨 독서와 사색, 집필로 시간을 보내느라 가끔씩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잊기도 하는 자신을 빗대 '아름다운 일탈'이라 이를 만큼 지리산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그 감회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 책에는 최전방에서 총기난사사고가 발생했을 때 저자가 군에 간 아들을 걱정하며 눈물로 쓴 에세이 '사랑하는 아들에게'가 실려 보는 이를 숙연케 하기도 합니다. 전국의 교사와 학부모가 꼭 일독했으면 하는 것이 편집자의 바람입니다.** -책 소개 글에서- (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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