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소득액이 4인 가구 기준으로 113만원이 안돼 국가에서 생계를 보장하는 사람들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한다.
그런데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지난 2000년 1월1일부터 올 9월까지 최근 5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8만 명을 넘고, 2회 이상은 2만1931명, 100회 이상은 85명이란다. 한편 요금을 내지 못해 생활에 필수요건인 전기나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8퍼센트에 불과하단다.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 이렇게 불공평 할 수 있는가?
작년 시골의 허름한 다방에서 귀동냥으로 들었던 얘기가 사실인가보다. 그때 마담에 의하면 단골손님 중에는 도회지에 살다 시골의 빈집으로 이사 온 노인들이 몇 명 있고, 그들은 자식을 잘 뒀으며, 잘난 자식 덕분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불우이웃을 돕는 봉사단체에서 반찬까지 챙겨줘 각종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단다.
그때는 설마 그러려니 흘려들었는데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사실을 보니 화가 치밀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외국여행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외국여행이 어디 이웃마을로 놀러가는 것인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외국여행을 한번도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의무이행보다 권리 찾기에만 혈안이 된 엉뚱한 사람들이 혈세를 축내고 있다는 게 서글프다.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출하는 생계지원비가 4조3561억원이라는 게 문제다. 그 돈이 우리가 낸 세금이라는 게, 남보다 더 배우고・남보다 더 권세를 누린 똑똑한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이라는 게 잘못이다.
급식비나 현장학습비 때문에 학급 어린이들의 생활형편을 대충 알고 있어야 한다. IMF 이후 형편이 딱한 어린이들도 많다. 그런데 부모는 자가용을 몰고, 아이는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데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있어 급식비 등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면사무소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를 제출하는데 학교에서 어쩌란 말인가?
진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 혜택도 좋지만 어릴 때부터 공짜가 좋다는 것 배우면 어쩔 것인가? 그래서 의무이행 교육이 필요하다. 잘못하는 일을 제보하고 포상금을 받는 파파라치제도 생활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를 찾아내는데 이용하면 어떨까? 진짜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을 찾아내는데 이용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