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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황당사건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자로 살아가려면 심장도 강해야 하나보다. 뉴스에 학생 사고에 관한 것이 나오면 하던 행동 멈추고 시선과 귀가 그 곳에 쏠린다. "혹시, 우리 지역,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닐까?"하고. 그러면서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제서야 "휴-"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지난 15일, 벌어진 황당 사건. 여중생들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 화서공원 억새밭에 불을 지르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불은 서북각루(西北角樓)에 옮겨붙기 전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되었는데 그야말로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해당 학생은 “2주일 전 억새밭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억새를 훑으며 찾으려니 여의치 않았다. 라이터로 억새밭을 조금만 태우려 했는데 그만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는 것이다. 휴대폰 찾다가 세계문화유산을 잿더미로 만들뻔한 것이다.

기자 습성이 있는 리포터는 이튿날 현장을 가 보았다. 억새밭 화재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화성사업소에서 불탄 흔적을 없애고 갈대로 덮어놓았던 것이다. 시커먼 화재 현장을 목격하리라던 기대는 사라졌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은 2006년 5월, 만취자에 의하여 서장대(西將臺)가 전소된 적이 있다. 수원시내를 오갈 적마다 소실된 서장대 재건축을 위해 팔달산 꼭대기 푸른비닐로 덮인 공사장면을 보면서 가슴 아파한 기억이 떠오른다. 다시 이것을 세우는데만 국민의 혈세 4억 8천만원이 소모되었는데 문화재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찬바람은 몰아치는데 서장대까지 올랐다. 운동하는 사람 한 두 명이 보이고 인적이 드물다. 성곽 곳곳에 '순찰(巡察)'이라고 쓰인 깃발은 힘차게 펄럭이는데 순찰요원 내지는 지킴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바람이 세차게 불 때 화재라도 난다면…" 불길한 예감이지만 꼼짝없이 또 당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문화재 애호 의식도 중요하고 학교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선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시민 의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관계당국의 문화재 보호를 위한 CCTV 설치를 통한 화재 감시, 순찰 강화도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학생들이 라이터를 갖고 다니다니...아무리 며칠 전 폭죽놀이 때 썼던 것이라지만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물건을 소지한 것이다. 폭죽놀이도 그리 좋은 것 아니다. 대부분 중국산이고 폭죽놀이 때 나오면 연기는 인체에 매우 유해한 것이다."
 
"휴대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할까? 전문가에 의하면 휴대폰은 돈 잡아 먹는 하마, 손 안에 움직이는 포르노 채널, 10대 언어 파괴와 성적저하의 주범이라는데...휴대폰이 사라지면 교실과 교육이 살아난다고 하는데...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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