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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영어 기간제 교사 좀 구해주세요!"


고등학교 교장이면 학교 CEO로서 걱정거리는 없고 타인의 부러움을 살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세상사 모두가 그렇지만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인생사 아닐까?

현재 고교 교장 선생님의 공통 걱정거리는? 수원시 고등학교 협동장학 위원 협의회(2008.9.30 11:00)에서 교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바로 영어과 기간제 교사 모셔오기다. 웬 뜬금없이 영어 기간제 교사?

이명박 정부 들어서 영어 교육을 강조하다보니 영어 정규교사를 학기 중에 6개월 연수로 차출하게 된 것. 그 자리를 메우려다 보니 기간제 교사가 절대 필요하게 된 것. 그러나 교사를 구할 수 없다. 왜? 해당되는 자원이 임용고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기간제 교사를 탓할 수 없다. 임용고사를 통해 정규교사의 꿈을 실현하려는 욕망은 당연한 것 아닐까? 대체교사를 간신히 구한 학교도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다. 학기 도중에 주요 교과인 영어 교과 담임이 바뀌니 학생들은 어리둥절하다. 새로운 선생님 수업에 적응해야 한다.

미래 영어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 현재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연수 차출 교사가 학교 당 1-2명 있을 경우, 피해 학생은 500-1,000명 정도 된다. 중학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수원시 모 중학교의 경우는 영어과 교사 3명이 모두 기간제 교사라고 한다. 휴직 등을 포함하니 그렇게 된 것이다.

연수 강제 차출의 경우, 문제가 많다. 연수는 정작 필요한 사람이 받아야 하는데, 또 학교마다 여건이 다른데 인원을 차출하다보니 받지 않아도 될 사람이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외국유학 1년 6개월을 마치고 복직한 사람이 뽑히는 겅우도 있다고 하소연한다. 또 연수를 받은 지 얼마 아니되는데 또 연수를 받는 경우도 생기고.

교장들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연수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 받게 하자고. 정부에서는 연수 인원채우기식으로 하지 말라고. 토익 등 일정 기준 점수 이하인 사람을 받게 하자고. 졸속으로 연수를 추진하지 말고 최소한 1년전에 학교에 알려 달라고. 그러면 담임이나 학년 담당을 고려하여 배정하면 학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장들의 대안 제시가 합리적이다. 교과부와 도교육청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학생을 사랑하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다. 학교 운영을 원만히 하고자 하려는 순수한 마음의 발로다.

교육을 일컬어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정권의 실적을 쌓으려고 급작스럽게 추진하면 시행착오를 가져온다. 그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내년 교육을 대비하느라고 올해 농사를 망치는 우를 범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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