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일선에서 교사들은 학생들 지도가 해가 갈수록, 날이 갈수록 점점 힘들다고 말한다. 교과지도도 그렇고 생활지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교사의 지도가 학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내부와 외부의 요인에 의해 교사의 권위가 많이 무너져 내린 것은 사실이다.
학생들 모습을 보면 공부는 둘째치고 복장이 엉망이다. 교복을 제대로 입고 용의가 단정한 학생이 대부분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지각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대로 놓아둘 수 없다. 원인은 무엇일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이러한 원인을 자기 자신과 학교에 대한 애정 부족에서 찾았다. 애정이 있다면 복장부터 다르다. 애정이 있다면 행동도 다르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운 것이 '서호중학교 애정갖기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에 따라 학생들은 등교할 때 중앙현관만을 이용한다. 현관에는 교감, 학생부장, 학년부장 등 여러 선생님들이 인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체벌이나 질책은 전혀 없다. 학생들 스스로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학생회도 동참하여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벌이며 학생을 맞이한다.
우리 학교 교감은 프로젝트의 목적을 다섯가지로 세웠다. ①학생 자신의 용모를 스스로 점검하고 자정하는 기회를 갖는다. ②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③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즐거운 등굣길을 만든다. ④자아 존중감을 증대시키고 자신을 사랑하게 한다. ⑤인사의 기쁨을 알게 하고 습관을 형성시킨다.
다음은 캠페인 피켓 문구이다. * 어서 오세요! 행복한 아침입니다. * 우리는 서호중학교를 사랑합니다. * 단정한 옷차림에 웃는 당신이 참 아름답습니다. * 열심히 공부하여 효도하겠습니다. * 선생님! 부모님!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는 자랑스러운 모교를 만듭니다. * 인사하는 당신의 얼굴이 참 예쁩니다. * 당당하고 자신 있는 자세가 참 멋지십니다. * 와우! 머리가 참 단정하시네요! * 교복을 참 단정하게 입으셨네요. 멋져요!! 등
시작한 지 십 여일이 지났다.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우선 학생들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처음 시작 땐 얼굴이 굳어있었다. 선생님의 인사를 받고 답례하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먼저 공수인사를 한다. 언행이 활기차고 자신감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그뿐 아니다. 복장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실외화를 신고 실내에 들어가는 학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실내 환경이 더럽혀지지 않는다. 상호 인사를 통해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가 가까와지고 있다. 선생님이 야단치지 않고 반갑게 맞이해 주니 학생들 마음의 문이 열렸나 보다.
필자의 생각은 비록 우리 학교의 프로젝트가 작고 소박한 것이지만 이것이 학교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다. 학생들 마음이 긍정적으로 움직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와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다면 이 계획은 90% 이상 성공한 것으로 본다.
현재로서는 성공의 가능성이 크게 보인다. 이 계획의 순수한 뜻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해준 교직원 덕분이다. 몇몇 사람은 처음엔 소통에 오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 풀렸으리라고 본다. 행복한 아침 출발, 우리 학교 선생님이 앞장 서 만들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는 선생님께 교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