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페이스북을 할 때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컴퓨터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것이 싫었다. 사이버로 만나는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않아 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메일을 통해 친구 요청을 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무시하고 뿌리쳤는데, 자꾸 거부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했다. 며칠 고민을 하다가 새 문화에 동참하기로 했다.
결과는 지금까지 그런대로 좋다. 오래전에 같이 근무했던 상사와 동료, 후배들이 보인다. 잊고 있었던 친구들도 소식이 온다. 그뿐인가 아들놈의 친구까지 나하고 친구하자고 하니 새로운 세상에 들어선 기분이다.
페이스북(Facebook)은 2004년 2월 4일에 하버드 대학교의 학생이었던 마크 저커버그가 설립했다. 이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처음에는 하버드 대학교의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게 하던 것이 점차 확대되어 2011년 2월 초 현재 6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활동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2008년 포브스 선정 세계의 억만장자에 15억 달러의 자산으로 785위에 올랐다. 그는 유산 상속이 아닌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중 최연소로 기록되었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가 사람들이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나중에 회사에서 "페이스북의 중요한 목적은 비즈니스보다 즐거움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이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었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하다 보니 쏠쏠하게 즐거움이 인다. 가장 먼저 자기표현의 즐거움이 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간단하게 나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다. 요긴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가까운 사람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세상의 중심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문화가 있다. 평상 시 언론에서 보던 사람과 수시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빛과 그늘이 있듯이 페이스북도 독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미국의 일부 의학전문가들은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가 10대들에게 우울함 같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소아과 의사 그웬 오키프는 자긍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페이스북을 하는 것은 특히 힘든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시각각 새롭게 올라오는 페이스북 친구들의 새로운 활동상이나 즐거운 시간을 갖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진들은 자신을 기준 미달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괴로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제 공개된 장소에서 수다를 떠는 단계를 넘었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분자나 행동주의자들이 모이고 시위 모임이 처음 싹트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중동 지역의 민주화의 도화선이 된 것도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에서 삶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최근 카이스트의 젊은 대학생들의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이 한 말 ‘우리는 학교에서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는 절규가 가슴에 와 닿는다. 행복하지 않은 학교생활의 끝은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비극이었다.
페이스북 창업자는 30세가 되기 전에 거대한 기업을 일구어냈다. 그는 돈을 벌 수 있는데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자기가 실현하고자 하는 꿈에 배치되는 어떤 것과도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대학 기숙사에서 밤새 소프트웨어를 만든 이유는 자신이 만든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의 순수함과 열정이 새삼 존경스럽다.
해법이 될지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에 어렴풋한 정답이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가 밤을 새워 한 것은 강압에 의한 연구가 아니었다.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한 즐거운 놀이(?)였다.
우리는 가난한 국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많은 산업 노동자의 땀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과정을 이끄는 중심 축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그때를 못 잊어 경쟁의 대열에 뛰어들고 성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대가 변했듯이 일하는 환경도 공부하는 환경도 변해야 한다. 그들은 아직 한창 피어나는 꽃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스스로 즐거운 놀이에 빠지듯 몰입을 한 것처럼, 그들이 즐거운 일에 몰입하는 공부 환경을 만들면 어떨까.
또 젊은이들은 대학에서 있으면서 서로 소통도 없이 오직 학문 탐구에 매진했다. 페이시스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처럼 현대인은 소통에 메말라 있다.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소통하는 교육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성 교육도 그 중에 하나다. 대학생에게도 인성 교육은 필요한데, 대학이 이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