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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21)

봄비는 여러 면으로 좋다. 자라나는 식물에게 힘을 준다. 물의 부족함을 막아준다. 더러운 먼지를 씻어낸다. 공기를 맑게 한다. 비 온 뒤의 월요일 아침은 너무나 상쾌하고 좋다. 공기도 더없이 맑고 깨끗하다. 하늘도 푸르고 산도 푸르다. 꽃은 더욱 화려하다. 이러한 날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10분 거리의 집을 두고도 주말부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전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니 함께 그렇게 한다. 학생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이 이제 몸에 배였다. 일요일 저녁식사를 하고서는 학교를 향했다. 혼자 있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학교에 오는 것이 마음이 편해 학교에 왔다.

아침식사를 하고 학교를 둘러보는 것도 참 좋다. 선생님들께서 일찍 출근하시는 것을 보면 감동의 물결이 출렁인다. 7시가 조금 넘어 오시는 선생님을 보면 절로 감동을 느낀다. 이렇게 일찍 도착하려면 적어도 아침 6시 반은 출근해야 하는 거리에 있는 선생님이다. 도시락을 싸 가지고 오신다. 어떤 선생님은 차 안에서 식사를 한다고 하셨다.

사명을 위해 이렇게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의 앞날은 참 밝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시켜서도 아니고 담임이 아닌데도 그렇게 하신다. 어떤 선생님은 일찍 출근하셔서 학생들의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쌓여서 전통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낸다.

요즘 교생선생님들도 일찍 출근을 해서 선생님의 훈련을 받는 것을 보면 감동이 된다. 단정한 복장에 성실한 모습으로 선생님 못지않게 열심을 다하면서 교생실습에 임하는 것을 보면 앞날의 선생님들의 수준도 높아지고 품격도 높아지리라 본다.

아침에 학교를 둘러보면서, 화단에 피어있는 꽃들과 나무들의 푸른 새싹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을 하지 않는다. ‘다언삭궁’이라,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몰린다고 했는데 식물들은 말을 하지 않으니 궁지에 몰릴 일도 없고 망칠 일도 없고 부끄러움과 수치를 당할 일도 없다. 이런 모습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식물들은 언제나 말은 없어도 자기의 할 일은 분명히 한다. 벚꽃나무를 보니 얼마 전 하얀 꽃으로 온 학교를 밝게 비추어 주더니 이제는 푸른 잎으로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연산홍은 눈이 시릴 정도로 붉고 또 붉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인정해 주지 않아도 자기의 할 일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다. 말없이 자기의 할 일, 자기의 사명을 다하는 무언의 열성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가르침이 된다.

식물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킨다. 그래서 더욱 빛난다. 자기의 자리를 벗어나면 빛이 나지 않는다. 보기가 싫어진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이 있는 곳에 있다.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선생님의 모습이 보석같이 빛나는 것이다. 식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다. 제 자리에 있어야 빛이 난다. 우리 선생님들의 위치는 아주 중요한 자리이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

식물은 너무나 생명력이 강하다. 학교에 심겨진 나무들이 한파에 많이 죽기도 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아 있는 것을 보면서 감탄을 하게 된다. 2년이 지나서 살아나는 나무도 있다. 적응력이 탁월한 것이 식물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환경이 한파와 같다 할지라도 잘 이겨내고 적응하는 힘을 기르도록 용기를 심어준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자랑스럽다. 선생님들의 창의적 사고와 헌신적 노력으로 나날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쾌적한 환경을 갖춘 배움의 전당으로 바뀌어질 것이다. 머지않아 학교에 심겨진 우리의 교화, 장미가 선보일 것 같다. 적응력 하면 장미, 아름다움 하면 장미 아닌가? 장미처럼 아름답게 역경을 잘 견뎌내는 아름다운 우리 학생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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