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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98)

조선시대 학자들은 학문을 이룬 뒤 이를 바탕으로 과거시험을 통과하여 벼슬길에 나가는 것이 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16세기를 대표한 학자 남명 조식(曺植,1501~1572) 선생님은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학문에만 정진하였다”고 하였다.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을 몸에 차고 그 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경계와 반성을 그치지 않았으며 일생토록 타락한 권력을 질타하고 무기력한 지식인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른바 ‘선비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한다.

조식 선생님의 시를 한 편 접했다. 이 시를 보면 조식 선생님의 삶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된다. “산을 찾는 뜻”이라는 제목의 시는 간단하다. “물을 보고 산을 보고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본다”

이 시가 주는 의미가 깊다. 조식 선생님은 먼저 물을 보았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가장 좋은 것은 물이다는 뜻이다. 조식 선생님은 물이 가장 좋은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물을 보았다. 물과 같은 삶은 행복한 삶임을 알았다. 물과 같은 자세는 바른 자세임을 알았다. 깨끗한 물을 보면서 자신을 반성하였다. 깨끗한 물을 보면서 자신의 몸을 닦았다.

흐르는 물을 보면서 성실을 배웠다. 배운 성실을 가지고 오직 학문하는 일에만 힘썼다. 고인 물을 보면서 더러움을 씻어 내었다. 더러운 세상과 짝하지 않았다. 고인 물을 보면서 한탄하였다. 더러운 물을 보면서 더러워지지 않으려고 매일 같이 자신을 돌아보았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을 보면서 겸손을 배웠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욱 낮아졌다. 벼슬에 욕심을 가지지 않았다. 권력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시를 읊어도 길게 쓰지 않았다. 필요한 것만 함축해서 썼다. 말도 아꼈다. 그러면서 필요한 말만 하였다.

조식 선생님과 같이 물과 같은 선생님, 깨끗한 선생님, 성실한 선생님, 학문에만 힘쓰는 선생님, 겸손한 선생님, 말을 아끼는 선생님이 되면 정말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날 것 같다.

조식 선생님은 물 다음에 산을 보았다. 언제나 믿음직한 산을 보았다. 흔들리지 않는 산을 보았다. 오색찬란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산을 보았다. 온갖 나무와 들풀과 새들과 흙과 바위를 모두 가슴에 품는 넓고 넓은 산을 보았다. 산을 보면서 열정을 배웠다. 오직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배울수록 더욱 겸손해졌다. 어떤 유혹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직 바른 길만 걸어갔다. 잘못이 보이면 담대하게 말하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조식 선생님처럼 믿음직한 선생님, 포용력 있는 선생님,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 흔들리지 않는 선생님이 되면 보석처럼 값지고 빛날 것 같다.

조식 선생님은 산 다음에 본 것이 사람을 보았다. 산을 찾은 사람을 보았다. 깨끗한 사람을 보았다. 건강한 사람을 보았다. 인사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보았다. 마음을 비우는 사람을 보았다. 자연과 친하는 사람을 보았다. 자기도 그러한 사람이기에 그런 사람만 눈에 보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조식 선생님처럼 산을 찾는 선생님, 건강을 지키는 선생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선생님, 믿음직한 선생님, 포용력 있는 선생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선생님 되면 누구나 다 좋아할 것 같다.

끝으로 조식 선생님은 세상을 보았다. 산에서 보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평온한 세상이다. 정겨운 세상이다. 행복이 넘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바라보면서 물과 산과 사람이 평온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하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조식 선생님처럼 아름다운 세상, 평온한 세상, 정겨운 세상에서 물과 산과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행복한 학교, 행복한 교육은 따로 없다. 물을 즐기며, 산을 즐기며, 새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정이 넘치는 학생들과 함께 아름다운 학교에서 정겹게 생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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