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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국민행복교육, 교권보호에서 출발해야

얼마 전 미래 유망 직업군 희망 조사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1위로 나타난 기사가 있었다. 중등학교 교사 역시 수위에 위치하였다. 최근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 교직에 대한 인기는 꽤 높다. 대졸자의 취직난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안정된 직업인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최근 사범대와 교육대의 도서관 열람실은 철야로 불이 꺼지 않고 있다.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자학자습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줄을 잇고, 그 경쟁률도 교과목에 따라 수십 대 일에 이른다. 그야말로 바늘 구멍에 낙타들어가기식으로 경쟁률이 높다.

  하지만, 정작 상당수 교사들은 자신의 직업에 별로 만족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어렵사리 교직에 들어간 뒤 중도에 교단을 떠나는 교사도 속출하고 있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교권추락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가 도를 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학생의 인권, 학습권 보호에는 한 목소리로 큰 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교사의 교권, 교수권 보호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 교사의 교권이 보호되지 않는데,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연목구어이다. 교사의 교권이 보호되지 않고 침해되는 현실에서 양질을 교육을 기대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학교와 교실에서 교사의 ‘영’이 서지 않고, ‘제멋대로 학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소위 ‘좋은 교육’인 양질의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각 언론 기관과 교직 단체 등에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반추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예비교사의 치열한 임용시험 경쟁률과 시험 준비 열기와는 이율배반적으로 현직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는 현저하게 낮게 나왔다.

  각 언론 기관, 교직단체 등의 여론 조사, 설문 조사 등을 종합해 보면, 초ㆍ중ㆍ고교 현직. 교사들은 학교생활 만족도가 낮고, 교사 3~4명 중 1명은 2가지 이상의 직업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40% 미만이고, 불만족이 평균 60%에 이르고 있다. 명예퇴직을 고려해 본 교사 비율이 48%였고, 학생 생활 지도가 가장 어렵다는 비율도 78%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교실에서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 의한 교권 침해가 가장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참으로 절망적인 조사 결과이다. 교사들 외에도 학생과 학부모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 교육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행복교육누리학부모연합이 공동으로 전국 교사와 학부모·학생 2,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학부모 59.3%, 학생 49.7%, 교원 38.6%가 '교육으로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반면 행복하다는 답변은 학생 24.7%, 학부모 8.4%, 교원 25.4%에 그쳤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평가가 이렇게 나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삼 주체 모두가 우리 교육에 대해서 불만족하고 있다는 심각한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학생 지도, 학교 폭력 예방 및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대학 진학 등 학력위주의 교육풍토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성적 위주의 평가, 지나친 사교육 등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시각의 차이는 있겠으나 우리 교육 현장의 실태를 꿰뚫어 본 것이다. 공교육의 붕괴와 사교육 팽배, 학생 성적지상주의, 학교폭력 예방 및 생활지도, 그리고 교권침해 등이 교육 불만족의 주 원인이다.

지난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교육을 천명했다. 선행학습 금지와 교과서 밖 평가 출제 금지를 공표했다. 무릇 국민행복교육은 교육의 3주체가 교육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력위주의 교육풍토를 인성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공부 기계’를 강요하지 말고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상급학교 진학, 특히 명문대 입학 비율이 학교 순위, 교사의 실력으로 판정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민행복교육은 분명 먼 길이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 함께 가야 할 엄숙한 길이다.

다행히 지난 주 교권보호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법제화의 새 출발을 했다. 또 5월부터 전국 각 단위학교별로 교권보호위원회도 조직돼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신성한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 교사의 교권은 엄정하게 보호되고 준수돼야 한다. 교사의 권위 바로 세우기가 훌륭한 교육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국민행복교육은 교권보호로부터 애당초 출발해야 한다. 나아가 학생의 인권, 학습권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 분명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은 적대적 갈등과 대립의 주체가 아니라, 호혜와 배려의 친정한 동반자로 함께 가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이 교권, 학습권 등을 함께 소중히 준수하면서 우리 교육의 그늘지고 어두운 면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길이 국민행복교육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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