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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실 온도 낮추는 방법 한 가지

요즘 각급 학교는 무더위와의 전쟁 중이다. 특히 맨 꼭대기층 교실은 더워서 난리다. 수업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하라고 한다. 실내온도를 28도로 하라는데 학생들은 이런 상태로 공부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 모 인문계 고등학교 교장은 어떻게 할 수 없어 28도 온도 유지 원칙을 고수하는데 에어컨 통제를 담당한 교육행정실에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 초등학교는 학교운영비 예산 중 전기료 지출이 30-40% 정도 차지하고 있어 학교 운영에 지장이 많다고 대책을 호소한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얼마 전 우리학교 옥상을 둘러본 적이 있다. 개교 15년차라 건물이 노후화되어 옥상 방수 공사중인데 인부 한 분이 호수로 물을 뿌리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5층 교실은 복사열 때문에 제일 덥다. 행정실장에게 아이디어 구체화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하였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내 본다. 옥상 위에 그늘막을 띄우는 것이다. 그냥 태양열이 내리쬐는 것보다 그늘막이 한 번 막아주면 교실 온도 낮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 있다. 옥상 정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용이 제법 들겠지만 반영구적인 방법이다. 녹색공간을 확보하여 식물을 가꾼다면 교육적 활용이 가능하고 여러 가지 도움이 될 것이다.






연수 참석 차 성남에 있는 보평중학교(교장 곽원규)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아파트 숲속에 학교가 있는데 개교 4년차 학교다. 교장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둘러보는데 2층에서 내려다 본 덩굴 제비콩이 눈길을 끈다. 지상에서 옥상으로 줄을 매어 덩굴이 올라가게 하는데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그래 바로 저거야! 지상에 내려아 살펴본다. 줄 간격은 40센티미터 정도 되는데 하나의 줄에 덩굴이 5개 정도 올라가고 있다. 기록 사진을 찍는다. 우리 학교에 적용시키려는 것이다. 비용은 제법 든다. 수 십개의 줄을 매는데 재료비만 몇 십만원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도 전기료에 비하면 저렴한 비용이다.

이렇게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학교 녹색공간 확보다. 아파트 숲 속에서 학교는 그래도 녹색의 공간이다. 이렇게 덩굴 식물을 가꾸면 학교가 온통 초록의 공간이 된다. 정서적 공간 확보로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 한편 치유가 된다.

여름철 건물의 온도가 내려간다. 식물이 태양을 막아주니 당연하다. 아마도 식물이 만드는 그늘로 인하여 2,3 도 정도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하면 교실이 어두워 채광을 걱정할 수도 있으나 식물과 창문과의 간격을 넓게하면 채강에 지장이 없게 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본관 건물 바로 앞 하단에 콩을 심지 말고 보도블럭 건너편에 화단에 콩을 심어 올리면 녹색 터널이 생긴다. 그 터널 사이로 학생들과 차량이 통과할 수 있다. 건물과 간격이 벌어져 채광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 특히 교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대신 녹색 콩잎이 보인다. 바라만 보아도 시원하다.

덩굴 제비콩 재배. 올해는 파종시기를 놓쳤지만 내년엔 시험 삼아 일부 공간에 적용해 보려 한다. 건물 온도 낮추기는 물론 공부하다가 녹색을 바라다 보면 눈의 피로도 풀릴 것이다. 그러면 공부도 더 잘 된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교장, 이젠 실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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