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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서울교육청의 방송통신중 개교, 공교육 혁신 계기 돼야

최근 서울교육청이 2015년 3월 학교 밖 청소년 등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서 서 방송통신중학교를 개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 중학교 부설학교 형식으로, 청소년반과 성인반으로 나눠 운영하고, 학급수는 18학급 규모로 하며, 정규 중학교 수업시수의 80% 수준으로 사이버 학습과 출석 수업을 병행하겠다는 내용이다. 과거 정규 고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고교 교육 과정이었던 방송통신고등학교 형식을 취한다는 게 개괄적인 골격이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학교 밖 청소년 68만명의 사회 문제룰 해결하는 게 교육 복지의 출발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중학교 학업 중단자는 매년 1000여명이 발생하고 있어 이들의 학업 지속성과 공교육의 역할을 늘리기 위해 방송통신중 설치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거주 중학교 학력 미취득자 수는 약 54만명으로, 방송통신중학교 실수요자는 방송통신고 재학생 비율(0.48%)을 적용하면 약 2600명으로 추산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 등 교육소외계층 대상으로 실질적 교육기회 확대 차원에서 방송통신중학교 개교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사료된다. 특히 직업중학교 신설 등 중학교 학교체제 다양화의 필요성과 함께 보편적 복지정책에 앞서 소외계층 자녀들을 위한 교육복지 정책이라는 점에서 서울교육청 외에도 전국의 다른 교육청도 적극 도입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방송통신중 설치를 계제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홀대받고 있는 학업중단학생 대책 수립에 있어 근본적 예방 대책과 환원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급증하는 다문화 가정 학생과 탈북 청소년, 그리고 학교를 벗어나 거리에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사회가 따스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고 새로운 배움의 출발점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들을 제도권 공교육 제도로 끌어안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대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어렵께 살아가고 있는 소외계층 자녀와 인문중심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부적응 학생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수 있도록 진로직업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나아가 직업전문중학교 설립 등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소외받고 홀대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즈음에 서울교육청의 방송통신중 개교 추진 계획 발표는 중학교 학교체제 개편의 출발점으로서 장기적으로 중학교 학제 개편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정부는 직업전문중 설립 등 학제 개편을 통한 중학교 체제 혁신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평생교육과의 연계 교육 차원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번에 서울교육청에서 발표한 잠정적 계획에 따르면 방송통신중 교육과정의 운영 모형은 정규 중학교의 80% 수준으로 사이버 수업과 출석수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일 수업시간은 최소 6시간이며, 학교 외 현장활동이나 체험활동으로 출석 수업을 대체할 수도 있다. 또 사이버 수업으로 취약할 수 있는 인성교육과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대학생을 활용한 멘토링 활동을 실시하고 이를 위한 사이버 학습실, 상담실, 행정실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실제 방송통신중이 설치되면 재학생들이 주로 학교 밖 청소년 등 교육소외 계층 자녀라는 점에서 인문중심의 교육과정보다는 직업 선택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의 직업교육 중심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본다. 특히 방송통신중 교육과정을 일반 중학교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것은 성인반의 학력 욕구 기대에는 충족할지라도, 학교 밖 청소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 적용 모형으로는 그 적합성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학업 중도탈락 학생 문제해결, 학교시설 환경 및 수업환경 개선 등 공교육 내실화부터 우선’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바,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보편적 복지 정책에 앞서 방송통신중 설치 계획과 같이 소외계층 대상으로 한 교육기회 제공을 확대하는 정책에 보다 주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서울교육청의 방송통신중 설치 계획은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사료된다. 다만, 학교 청소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교육복지 고려와 학제 개편 등과 연계하여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다시 제도권 공교육 체제로 돌아오도록 배려해야 하고, 교육 체제를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지 않도록 중도탈락 제로화 달성에 정부, 학교, 학부모, 교육자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찍이 일리치(Illich)는 ‘학교 없는 사회’, 레이머(Reimer)는 ‘학교는 죽어다’면서 학교와 공교육의 헛점과 위기를 예견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어야 할 곳은 오롯이 ‘학교’인 것이다. 그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와 열망을 충실하게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 체제와 교육과정을 특성화하는 것이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나아가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다시 제도권 공교육인 학교로 돌아오도록 하는 중요한 유인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서울교육청의 방송통신중 설치 계획 발표가 단순히 방송통신중에만 국한해서는 안 되고 학업중단 학생 복귀와 예방, 대안교육, 중학교 학제 개편, 제도권 공교육 혁신 등 현안 과제 등과 연계되어 추진되어야 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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