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3 (화)

  • 맑음동두천 0.8℃
  • 맑음강릉 11.1℃
  • 맑음서울 2.5℃
  • 맑음대전 6.1℃
  • 구름조금대구 12.7℃
  • 맑음울산 11.4℃
  • 맑음광주 9.0℃
  • 맑음부산 14.3℃
  • 맑음고창 7.2℃
  • 구름많음제주 14.1℃
  • 맑음강화 1.5℃
  • 맑음보은 6.8℃
  • 맑음금산 7.1℃
  • 맑음강진군 9.7℃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13.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제언·칼럼

소통과 공감을 지향하는 곧고 바른 교육

몇 년전부터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통계가 회자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교육심리학자들은 자살이 빈발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대화와 소통의 단절과 부재에서 찾고 있다. 하기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우울증과 소외는 증상의 심각성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갖고 있는 ‘현대의 사회적 질병’이라고도 한다.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이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대화와 소통을 통한 상호 이해와 공감과 배려를 하는 생활이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생활과 일에서 대화와 소통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일을 도모하기 위한 기본적 필수사항이다. 자신과 타인의 공동 관심사에 대한 상호 이해와 타협이야말로 일을 처리하는데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그러므로 회식 자리의 건배사로써 ‘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을 위하여!’라고 3통을 외치곤 한바탕 웃곤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통(通)은 그만큼 상호작용(interaction)으로서 개인과 조직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소통과 공감은 아주 중요한 대화의 통로이다. 가정에서건 직장에서건 말이 통하는 의사소통이 대인 관계와 조직 건강의 최우선 기제인 것이다. 마음을 담은 대화가 오가는 조직이 아주 건강한 조직체인 것이다. 즉, 상호 간 의사소통이 원만한 인간관계 정립과 직무 수행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만나서 대화만한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의사소통, 타인을 배려하는 의사소통이어야 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못한 의사소통은 임기응변은 가능할지 몰라도 오히려 원만한 일 처리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잘못하면 의사소통이 굴절되고 왜곡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만사는 요지경이다. 세상만사가 자기 뜻대로 되면 오죽 좋으랴 마는 세상의 일이란 그렇게 녹록하지 만은 않다. 결코 그렇게 하자는 대로 되는 것이 세상일이 아님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세상만사가 모든 이의 의사대로 이루어진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겠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모순, 갈등, 대립으로 점철되어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형국인 것이다. 그것이 우리네 삶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모순(矛盾)은 말 그대로 앞뒤가 맞지 않는 낱말이다. 뚫지 못하는 것이 없는 창과 뚫어지지 않는 방패의 대결이 곧 우리네 삶의 현장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이율배반인 것이다. 그 가운데서 우리는 이율배반적인 한 가지의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과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선정, 교육감 직선제 존폐 여부, 지방선거 정당 공천제 존폐, 북한 인권과 주민 지원 문제, 사대강 사업으로 다시 생각해 보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서의 국토개발과 환경보전 문제 등 양자가 나름대로 논리적 타당성을 가진 대립적 주장과 선택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갈등과 대립되는 논리의 양자가 나름대로 설득력과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격렬한 논박과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문제 해결을 위하여 건전한 소통을 지향하는 민주적 과정이라면 바람직하다. 
 
자유롭게 소통하고자 하는 사고로의 전환은 내부조직 체계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조직이든 직장의 조직이든 상사와 부하 직원의 상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계선 조직은 직급 직위상으로는 갑을의 관계이며 수직적 관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관리자는 솔하 직원들에게 의사소통이 잘 되는 조직을 바라고 있지만, 부하 직원의 경우, 현실적으로 돌아올 불이익이 두려워 소신껏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갑을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라면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고 불만도 토로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로와 소통의 경로와 대화와 소통의 무한한 자유를 보장하는 의사소통 시스템(system)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인 상의하달이 아니라, 조직원들의 중의(衆意)를 수렴한 하의상달이 조직 문화로 다져진 조직이 건전한 조직인 것이다. 학교와 교육 체제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상호 간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여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근래 학교와 교육을 위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가 뭐래도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교사들인데 이 교사들이 교단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최근 교원 명예퇴직이 급증하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직에 대한 사기와 사명감의 저하가 교권 추락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교원들이 학교에서 사기와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가르치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으로의 회복이 우선 요구되는 것이다.

이제 학생들이 교사들의 훈계와 지도에 대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 현실이다. 학부모들도 걸핏하면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활동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 우리 교육 현실인 것이다.
 
우리 교육이 이렇게까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불신을 받게 된 것은 사회 변화와 시대의 흐름이 한 몫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 그리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의 소통과 공감이 결여되고 부족한 점이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소통과 공감을 회복시키는 교육의 혁신과 제자리 찾기가 학교 현장에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는 교육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자기 혼자만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기초 기본교육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과 함께 타인의 여건과 사정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교육이 교육의 목적인 ‘사람다운 사람, 인간다운 인간’ 육성의 지향점인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게 진정한 교육 경쟁력이다. 진정한 경쟁력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익힐 때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약자를 배려할 줄 알고, 이름 없는 길가의 풀 한 포기, 이름 모를 벌레 한 마리에도 세심한 관심과 애정을 베푸는  아이, 하늘을 이고 땅을 밟고 또래들과 함께 어울려 지지고 볶고 생활해 본 아이가 진짜 경쟁력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개성과 자기 나름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함께 또 따로'의 삶의 가치가 소중한 것이다. 더불어 공동체를 이루고 그 속에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아이들이 많아질수록 진짜 경쟁력 있는 사회와 교육이 될 것이다. 그런 사회와 교육이 진정 성숙한 사회고 훌륭한 교육이다. 
 
소아병적인 사고인 자기 자신만이 세상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니라, 작은 것을 중시하는 생각,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어려운 이웃과 그늘진 곳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언행 등을 몸소 실행하도록 하는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 그러한 아름다운 낙원으로서의 학교와 직장에서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소통과 공감하는 교육이 근래 강조하고 있는 ‘창의ㆍ인성교육’의 이상이고, 나아가 ‘국민행복교육’의 근본적 지향점의 근간이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