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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진도 팽목항의 아름다운 자원봉사 모습

자원봉사(自願奉仕), 누가 시켜서 하는 것 아니다.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본인이 좋아서 선택한 활동이다. 이 활동은 국가,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을 자기 의지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개인의 시간과 노력, 비용 부담까지 수반되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의 봉사 활동은 보통 비영리단체(非營利團體, NPO, Non-Profit Organization)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노력 봉사 뿐 아니라 기부행위도 이 곳을 통하여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때때로 이 방식의 봉사 활동은 공식 봉사 활동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 공식 봉사 단체와는 별도의 뜻 있는 개인 또는 몇몇 사람들이 비교적 격식을 차리지 않고 그들의 힘을 모아 자유롭게 봉사 활동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봉사 활동은 보통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통계치로 잡기가 무척 힘들다. 이들은 자신들의 선행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얼마 전 단원고 수학여행 사고 수습 지원차 진도 팽목항에서 사고 첫날부터 6일간 머물렀다.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상황을 파악하며 사망자나 실종자 유가족을 돕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면서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07년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건 때에도 전국적으로 봉사의 물결을 이루었다. 아마도 그 당시 자원봉사 기록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였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과 같은 국가적인 재난의 사고 수습과정을 보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 사고 수습이 늦어짐에 따라 안타까움은 더해가고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다.




그러나 주검을 수시로 대하는 이 곳에서도 아름다움의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바로 자원봉사 활동 모습.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식수 공급과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특히 실종자 가족들에게 펼쳐지는 식사 제공 모습은 그들의 아픔을 조금은 삭혀주었으리라 믿는다.

제일 먼저 도착한 단체가 현대삼호중공업 봉사단이었다. 천막에 씌여진 글씨는 '행복 약속 무료 급식소' 팽목항에서 식사 이용자가 가장 많았다. 사고 수습 지원을 나온 119구조대 등 유관기관 관계자도 이 곳을 이용하였다. 아마도 반찬이 5가지 정도 나와 가정식 백반으로 제 격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감사를 표하며 봉사자에게 소속을 물어보니 백화점 직원이었다.


두 번째로 도착한 봉사단체는 한국구세군 긴급 구호봉사대. 차량에서 직접 조리하여 식사를 제공하는데 주 메뉴가 장터국밥이다. 반찬은 김치 하나 였는데 구세군 직원 및 봉사자들의 손님을 맞아하는 자세가 예의 바르고 깍듯하다. 손님 맞이하기, 배식, 식당안내, 식탁정리, 식기정리 등 하는 일이 조직적으로 분담되어 있었다.

그 다음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여기에서는 식수, 음료수, 빵과 우유, 베지밀 등 간식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물품을 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손님을 스스로 찾아와서 물품을 가져가게 하는 아니라 적극적으로 안내를 한다. 사람들이 물품을 가져가면 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우리는 손님들의 호객행위를 나쁜 의미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팽목항에서 이 세 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은 아름답게 보였다. 이왕 봉사활동 하는 것, 손님이 찾아 올 때를 기다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사실 이 곳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쑥스럽기 그지 없다. 길거리 무료 급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주지역본부 사회공헌 봉사단의 활동이 눈에 띈다. 이들이 내 놓으 품목은 치약과 치솔, 양말, 런닝 등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 이들은 외부에서 장기간 머무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르 파악하고 있었던 것. 다른 봉사단체와 차별화되고 있다.

팽목항 길가 양쪽으로 봉사단체의 천막행렬은 이어지고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재난구호 봉사단 전도지구협의회, 대한약사회 전남약사회와 진도군약사회, 대학부속병원에서 나온 의료진, 한국해양구조 전남서부협회, 진도군 의용소방대 연합회, ADRA KOREA 삼육국제개발기구 호남지역본부, 선진농협 봉사단, 서진도 농협봉사단 등에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자원봉사에 임하는 사람은 보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정말 마음으로 위로 한다. 얼굴 표정 또한 진지하다. 그 마음씨와 행동이 이름다운 것이다. 6일 동안 팽목항에 머무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비통함도 보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봉사의식도 목격하였다. 자원봉사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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