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후폭풍 속에서 ‘6.4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이내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로 지방선거 연기론도 대두되었지만, 이내 침잠하고 시나브로 선거는 다가오고 있다. 싫든좋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무릇 선거는 민주의의 꽃이라는 사실은 교과서적 대명제이다. 특히 대의 민주주의인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은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선진국인 외국에서는 선거가 축제로 승화되는 것이다. 선거와 투표가 공약과 비전 제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여 민주주의를 한 단계 상승시키는 것이 곧 선거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안타깝다. 민주주의의 꽃이 만발해야 하는 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현상이 있다. 선거에 대한 혐오와 회피까지 회자되고 있는 지경이다.
특히 선거 관리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동시 선거, 통합 선거로 치러지는 전국동시비장선거는 더 문제이다. 즉 유권자의 관심이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등을 뽑는 지방자치선거에만 집중되고, 정작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을 뽑는 교육자치에는 무관심하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모두가 교육의 전문가라고 자처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감 선거에는 관심이 부족한 형편이다. 교육감 선거를 후보가 누군지 모르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 공약 및 정책과는 무관하게 앞뒤 번호 중 하나를 선택하여 투표하는 ‘로또 선거’,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냥 아무나 선택하여 투표하는 ‘묻지마 선거’라고도 한다. 모두가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과 현실을 지적한 말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정신에도 어긋날뿐더러 참으로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유권자들의 인식의 전환과 현명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교육감을 선출해 놓고 후회한들 사후약방문격이다. 자고로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교육을 중시하지 않은 국가와 시대가 없었다. 교육이 중요하다면 이를 총 관장하는 교육감의 역할 중요성과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교육감 선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공약과 정책을 분석, 파악하고 적격자의 선출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올바른 교육감 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화 시대는 인적 자원, 즉 사람이 최고인 시대이다. 사람이 미래인 열린 사회, 열린 시대인 것이다. 미래사회는 점점 사람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사람이 부를 생산하는 근원이 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인 인간 개개인의 능력과 성품이 개인이나 국가의 발전과 성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인구가 많은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인간으로서의 개체적 사람이 주어진 역할과 소임을 다하는 사회가 곧 지식정보화 사회의 초점인 것이다.
교육에서 인적 자원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 중심의 교육입국의 사회가 될수록 더욱 중요해 지는 것이 교육이다.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세상의 그 무엇도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인간에 대한 개발과 지원이기 때문이다. 교육행정가가 교육정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서 한 국가나 민족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국가의 통수권자인 대통령, 교육부 장관, 시·도교육감 등이 교육 정책을 어떤 방향, 어떤 기조로 수립하고 집행, 시행하느냐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인 미래 사회에는 앞으로 점점 더 교육이 국가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교육감 선거와 관련하여 우리는 국민으로서, 그리고 교육 수요자로서 교육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감은 지방자치 단체장과 같이 시·도의 교육·학예를 관장하는 독립된 기관의 수장이다.
교육감은 광역시도 교육의 인사, 예산집행, 교육과정 운영 심지어 사교육 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권한까지 지니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자이다. 직선제 교육감은 보통 교육의 교육자치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대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다. 국가 교육정책에 대해 맞설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정당정치처럼 항상 감시와 견제를 하는 야당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교육감에 대해 유권자가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것은 민주시민의 수치이자 의무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교육자치를 위한 선거가 교육감 후보자들만이 경쟁하거나 특정한 목적을 지니고 몰려드는 사람들만의 잔치로 치부하거나 무관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른 일반 지방자치장과 의원 선거는 현재 권력을 뽑는 것이지만, 교육감 선거와 교육장 등 임명은 교육 자치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치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지만, 교육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다라서 정치는 현재를 결정하지만, 교육은 미래를 결정한다. 교육이 지금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세금이나 행정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방향타를 쥐고 있다.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지사나 시장 선거는 당장 지금 현재의 권력을 분배하고 그 결과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지만,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교육감 선거는 당장 현재보다는 먼 훗날 우리 자녀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의 권력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 자치로서의 교육감 선거에 관심과 참여가 더 열성적이어야 한다.
과거 자원과 기술, 자본 등이 현재보다 현저히 낙후되었던 1950-1960년대의 형극(荊棘)을 이겨내고 현재처럼 세계 속의 대한민국의 우둑 선 대한민국의 발전을 교육을 제외하고 절대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교육과 교원의 공헌과 위대함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곧 교육인 것이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외국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졀정과 교육 전통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교권은 추락하고,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감은 시도 지역의 교육과 학예를 관장하는 수장이다. 여러가지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책 수립과 집행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책임자임을 유념해야 한다.
사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 축제는커녕 정치적 혐오 때문에 무관심층이 팽배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인식과 기권위험층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와 투표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국민이자 유권자의 책무이다.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중요한 절차적 민주주의에 방임은 금물이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더 많은 민주주의 더 좋은 교육입국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다가오는 6.4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에 교육자,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전 국민들이 관심과 열정으로 더욱 더 참여해야 할 것이다. 사실 어렵기는 하지만, 후보자 중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고뇌를 자임하여야 한다. 현대 민주주의와 현대 대의 정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선거 기권, 투표 무관심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