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와 관리하는 경영자, 양면을 갖춘 사람이다. 대체적으로 학생의 지도나 진학에 대한 사항은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운영해갈 수 있으나, 교장으로 발령을 받은 후 경영자로서 요구되는 많은 사항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그중 가장 당혹하게 만드는 부분이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해 생소한 회계나 학교 시설물 관리 분야다. 특히, 시설분야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행정실장이나 학교장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워 대체적으로 학교의 방호원이 처리하는 부분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학교 경영 책임자인 학교장이 교육 현장의 학교 시설관리 및 자체공사 시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시설물과 시설물 관리 요령에 대해 알아두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뿐만아니라 학교 공간의 물리적 환경을 점검 · 보수해 그 수명을 연장시키고, 학교가 좋은 시설로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설물 관리자로서의 역량도 키워야 한다. 이에 필자는 앞으로 연재를 통해 학교 현장의 각 공정 및 공정별로 발생 될 수 있는 현장의 실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면서 시설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용어와 그 개념을 짚어 보고 학교 현장에서 관심 있게 알아 둬야 할 관리방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건축물이란 ‘쇼’를 하는 것 시설물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축물에 대한 정의부터 알아두는 것이 좋다. 건축물이란, 토지에 정착해 건설되며 지붕과 벽으로 공간을 막아 거주, 작업, 저장 등의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 부속하는 대문, 담장, 굴뚝, 지하실, 지하상가, 탑, 기념상, 선전탑 등 지붕이나 벽 등이 없는 것도 포함되며 미, 구조, 기능을 요구한다고 되어 있다. 건축물이 아니면 건축법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건축물 여부를 규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참으로 길고 복잡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건축물을 생각할 때 ‘쇼’를 생각하면 비교적 이해하기가 쉽다. 쇼의 “ㅅ”은 지붕으로 “ㅛ”는 모습은 기둥과 바닥 판으로 보면 건축물의 정의가 쉽게 이해가 간다. 즉, ‘쇼를 하는 것은 건축물이다’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축물을 ‘쇼’로 보면 된다고 생각하니 ‘쇼’로 보이지만 건축물인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텐트도 건축물일까? 분명 ‘쇼’로 보이지만 건축물은 아니다. 아마도 텐트를 건축물이라 하면 텐트 펼칠 때마다 관공서에 건축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럼 농사용 비닐하우스는? 역시 건축물이 아니다. 계절에 따라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하는 것이므로 벽과 지붕이 비닐로 된 농작물이 재배될 온실은 건축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나 축사용 비닐하우스는 환경, 위생의 저해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법」 상 지역, 지구에 따라 건축제한을 하고 있으므로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상가옥? 이것은 건축물이다. 지하도 또는 육교? 건축물이 아니다. 그러나 상가를 설치하면 건축물이다. 이는 아마도 각종 규제와 세수(稅收)문제를 다루기 위해 건축물로 분류하는 것 같다. Movile house(移動式 住宅)는? 바닥에 정착되어 있지 않지만 건축물이다. 기능으로 보아 건축물 역할을 하지만 토지에 정착되지 않으므로 건축물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컨테이너 건물의 경우 현장사무소, 창고, 주택 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관리가 중요시되기 때문에 건축물로 간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교적 ‘쇼’를 하는 것은 건축물이며 건축허가의 대상이 된다고 정의하면 되겠다.
‘쇼’를 하지 않는 것은 공작물(工作物) 공작물의 사전적 의미는 ‘인공적 작업에 의해 토지에 고정되어 있는 일체의 것’이라고 되어 있다. 당연히 건축물도 공작물에 포함은 되지만 그중에서 건축법상의 건축물을 제외하고는 공작물로 보면 된다. 즉, ‘쇼’를 하지 않는 것은 공작물이다. 공작물도 일정 규모의 이상 굴뚝, 광고탑, 옹벽, 담장, 고가수조 등은 건축법에 의해 공작물 축조 신고를 해야 한다.
건축법상 건축의 의미 인 · 허가(승인)상 풀이되고 있는 건축법상의 건축(建築)은 무엇인가? 건축(建築)은 신축(新築) · 증축(增築) · 개축(改築) · 재축(再築) · 이전(移轉)하는 것을 말한다. ▶ 신축 : 건축물이 없는 대지(기존 건축물이 철거 또는 멸실 된 대지 포함)에 새로이 건축물을 축조하는 것이다. ▶ 증축 : 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 안에서 건축물의 건축면적 · 연면적 · 층수 또는 높이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존 학교 내 운동장 구석에 축구부 합숙소를 별동으로 짓고 있다면 이는 합숙소를 증축하고 있다고 얘기해야 옳을 것이다. ▶ 개축 :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거하고 그 대지 안에 종전과 동일한 규모의 범위 안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학교의 현장에서는 건축면적이나 연면적, 층수의 변화 없이 동일규모로 개축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증 · 개축이라 불러야 옳은 답이다. ▶ 재축 : 개축과 동일하나 건축물이 천재지변이나 기타 재해에 의해 멸실된 경우 그 대지 안에 종전과 동일한 규모의 범위 안에서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도 보험회사나 소방서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일 듯 싶다. ▶ 이전 :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를 해체하지 아니하고 동일한 대지 안의 다른 위치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PAGE BREAK] 인식부족 탓에 무허가 건축물로 전락하는 학교시설물 학교의 건축은 학교에 관련된 법규 개정 이전에는 그 인 · 허가권이 시 · 군 · 구청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따라서 그 당시 필자도 허가 없이 학생 수용의 미명하에 무허가 건축을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정당한 허가 절차 없이 무허가로 학교 건물을 축조함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되기도 했다. 이에 1995년 7월 6일 「학교시설사업촉진법」을 전면 개정해 학교 건축물의 인 · 허가권을 교육청으로 이양하게 됐다. 이와 함께 법 개정 이전에 축조된 학교 건축물은 요구되는 기본 조건을 갖춰 개정 시행 후 5년까지 양성화를 할 수 있게 했으며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필히 바뀐 절차와 규정에 따라 인 · 허가(승인)를 받도록 되어 있다. 법을 잘못 이해한 일부 기술자는 지금도 양성화가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나, 지금은 개정 전에 축조된 건물을 양성화할 수가 없으며 개정 이후에 축조된 무허가 건축물은 더더욱 양성화를 할 수가 없다. 요즘도 가끔 무허가 건축물이 항공측량에 적발됐다고 통보가 오기도 해 안타깝다. 이런 경우, 현재로서는 철거밖에는 방법이 없다. 학교장이 유독 건축 관련 업무의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은 많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학교장, 행정실장 등 관리자의 순환근무, 학교장의 정년퇴임 또는 인사이동 시 업무 인수인계의 불명확함, 인 · 허가 절차에 대한 인식 부족, 교육기관의 일방적 예산 지원, 선 공사 후 예산 조치, 처벌 규정 없음, 재산권자와 시행권자의 상이 등을 꼽을 수 있다. 필자는 교장 · 교감 자격 연수, 일반직 및 기능직 자격 연수 등을 통해 인 · 허가에 대해 의식을 고취하고 각종 행사에서의 전달 교육과 책자의 발간 · 배부를 통해 무허가 건축물의 최소화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장, 행정실장 등 관리자의 관심이다. 법 개정 당시 학교 건축물은 일반 건축보다 좀 완화된 조건으로(실제는 개정 시 검토되지 못한 사항임) 건축사의 설계 없이 간단한 도면으로 건축할 수 있게 해서 무허가 학교 건물이 양산되어 오던 중, 2003년 천안초 합숙소 화재가 발생하자 법이 개정돼 일반 건축물보다 조건이 강화되었다. 일반 건축물은 일정규모 이하의 건축물인 주택, 창고, 축사 등은 신고만으로 가능한 반면, 학교 건축물은 연면적이 50㎡ 이하인 창고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즉, 1㎡의 학교 내 화장실을 증축 할 경우에도 50㎡ 이하인 창고가 아니므로 아무리 작더라도 반드시 건축사가 작성한 도면으로 교육청의 건축허가(승인)를 받아야 한다.
건축승인의 절차 학교장(건축사가 작성한 도면) 교육청에 승인신청 → 교육청이 관련기관과 협의 후 승인 → 공사 착공신고 → 완공 후 준공신고 → 교육청이 당해 기관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 및 등기 신청
이제 건축승인의 절차에 대해 알아보자. 학교장이 건축사가 작성한 도면을 교육청에 승인 신청하면 교육청은 접수해 관련기관(시 · 군 · 구청 및 소방서)과 협의를 거쳐 승인하게 되어 있다. 이후에는 공사 착공 신고를 해 완공한 후 준공신고를 하고 교육청은 당해 기관 건축물 관리대장에 등재 및 등기 신청을 함으로 승인절차는 끝난다. 학교 내 민방위 시설, 생활체육시설 설치 결정은 교육감이 그러면 학교의 건물과 대지의 소유권자는 누구일까? 대부분 교육감으로 얘기한다. 하지만 설악산의 주인이 산지기가 아니라 국가이듯이, 학교 건물과 대지의 소유자는 교육감이 아닌 당해 시 · 군이다.(예 - 인천은 인천광역시) 다만, 이를 관리하는 소관청이 교육감이므로 학교장이 이를 위임받아 학교시설을 관리하며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것이다. 학교 시설을 임대, 매각, 점유, 처분 등을 결정할 때에도 학교장은 교육청 공유재산심의위원회에 그 안건을 상정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시 · 군 · 구의 민방위 시설, 생활체육시설 등의 학교 내 설치 결정은 학교장이 아닌 교육감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교육청의 증축계획 부지에 학교장의 행정 잘못으로 승인해 줬다면 토지의 점유자와 소유자와 법적 다툼도 생길 수 있다.
학교시설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장의 ‘관심’ 잘못된 행정 처리로 문제가 발생한 현장을 방문해 원인을 제공한 관리자를 찾아보면 당시 관련 교장은 이미 정년퇴임했고, 새로 임명된 관리자는 인식이 부족해 또 다시 비슷한 문제가 양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관리자, 교육청이 학교시설에 관련된 기본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마인드를 정립하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시설물 관리는 ‘관심’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최근 학교건물의 신 · 증축에 따른 거대화, 전문화, 과학화에 따라 건축, 토목, 전기, 설비 통신 각 분야가 혼재되어 있다 보니, 경미한 시설의 보완 및 관리 시에 경제성 및 신속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관계자의 경험 미숙 및 안전사고의 위험 요소가 내재되어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청 등에서는 전문기술반을 운영하며 주기적인 학교현장 방문을 통해 기술 점검 및 조치 등 ‘One-Stop-Service’를 시행하고 있으나 한정된 인원으로는 그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교육청 자체의 홈페이지 운영, 연수, 책자 배포 등을 통한 지도로 문제점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시설물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깊은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점검 보수해 내구연한 증대 및 학생의 안전을 도모하는 ‘관리의 극대화’에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