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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환경 조성하기-가정과 학교의 독서통합

독서는 하나의 수단과 방법이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눈앞의 성과를 떠나 독서는 사람의 인생과 사회를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독서의 생활화를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문고판 책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공원의 벤치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는 노신사의 모습은 하나의 풍경을 넘어 삶의 향기까지 함께 전해준다. 독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방법이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독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가정과 학교에서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독서와 삶이 일치하지 못한 채 독서가 하나의 수단과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독서의 생활화는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 문화 강국으로서의 필수 조건이다. 독서를 삶의 가운데로 자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 중심의 생활독서 필요
독서의 필요성은 가정과 학교에서 모두 공감하고 있다. 아이를 위해 좋은 책을 사주고 독서의 장점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는 부모님의 노력, 교과와 연관된 자료를 제시하고 다양한 교육 방법을 적용하는 선생님의 노력 등 아이들의 독서를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통합되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독서는 근본적으로 생활독서여야 하며 삶의 가운데 위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효과적인 독서 지도가 이루어지기 위해 가정에서 어떤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알아보고, 구체적인 소통의 방법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보도록 한다. 이러한 활동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무조건 많이 읽기를 바라는 부모의 기대 때문인지, 학습에만 초점을 맞춘 선생님의 바람 때문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한다. 혹시 아이를 배제한 독서 지도가 이루어졌다면 다시 독서의 중심을 아이로 옮겨야 한다.
공식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에서의 독서교육은 목표가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다. 진로 목표 달성, 학습 동기 부여, 교과 관련 학습 능력 향상 등의 목적을 향해 이루어지는 전략적 활동이다. 생활 독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독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서는 독서 절차에 따라 가정에서 독서가 이루어지기 위한 환경, 실제 독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독서 활동에 대한 방안을 차례로 제시한다.

열린 독서 공간 만들기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독서의 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독서 환경은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환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리적 환경은 책을 읽기 위한 공간을 의미한다. 많은 가정의 모습을 보면, 책을 읽기에 좋은 환경이 아닌 경우가 많다. 거실의 배치는 텔레비전을 보기 위한 장소처럼 되어 있는데 아이들의 방에만 한정지어 책을 읽게 하면 단기적인 독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소통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독서는 자기 자신만의 개인적인 활동으로 인식되고 폐쇄적인 성격으로 바뀔 우려가 있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독서는 함께 하는 활동으로 가족과 함께 열린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운동과 같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거실을 책으로 가득 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들의 흥미와 수준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심리적 환경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책과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고 해도 분위기가 안정되어 있지 않다면 독서에 집중할 수 없다. 편한 분위기에서 안정적으로 독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정적인 독서 환경의 조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안정적인 독서 환경 조성을 위한 TIP
♣ 항상 손에 닿는 곳에 책을 배치한다.
근사한 책장을 놓는 것이 아니라 원할 때 읽을 수 있는 곳곳에 책을 둔다. 식탁 근처, 화장실 등에도 책을 놓아 익숙해지게 한다.
♣ 책이 중심이 되도록 한다.
텔레비전을 없애지 않아도 좋지만 중앙을 차지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책을 중심에 두고 텔레비전은 보조적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 편안하게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독서를 생활 속으로 자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독서를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열린 공간을 아이와 함께 만든다.
♣ 부모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활양식을 그대로 투영하는 거울이다. 부모가 몸소 독서가 즐겁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다른 이도 당연히 하기 싫어한다.

가족이 함께 책 읽기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지지만 바쁜 일상의 현실 속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독서의 생활화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음으로써 아이의 생각과 가치를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공유는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는 단계로 이어지게 되고 아이들이 겪게 되는 많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가정에서 적용 가능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정에서의 독서 활성화 TIP
♣ 주제를 정한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주제의 선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선택한다. 지나치게 지엽적이거나 특이한 경우 자료의 접근이 용이한 주제로 연결시켜 관심을 유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 정해야 실제 독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주제와 관련된, 아이의 수준에 맞는 영상 자료를 찾아 감상한다.
주제가 정해졌다고 해서 바로 독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아이가 좋아할 수 있는 매체에서 수준에 맞는 자료를 찾는다. 그리고 함께 감상하며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가 관심 있는 영역이므로 오히려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 도서 목록을 정한다.
영상 자료를 통해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충분히 공유되었으면 아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읽을 책을 검색해본다. 아이가 선택한 책이 주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며 목록을 정한다. 목록이 정리되었다면 함께 도서관으로 가 책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찾지 못한 자료가 있는지 추가로 살피며 읽을 책을 정한다.
♣ 함께 읽는다.
수준에 맞게 준비한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 가족과 함께 공원에 나가 책을 읽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독서삼매에 빠져도 좋다. 무의미하게 텔레비전 앞에서 귀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가 집중을 하지 못한다면 낭독을 통해 함께 읽는다.
♣읽은 책을 주제로 대화하기
읽은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활동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이해의 내용을 더 강화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독서 활동이 홀로 하는 외로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가문으로 꼽히는 케네디 가는 주말 저녁 식사마다 독서 후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책의 내용과 소감을 이야기 한다.
읽은 책에 대해 재인 과정을 거쳐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다. 내용을 기계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이해한 내용을 자유롭게 설명하게 한다. 중간에 틀린 내용이 있어도 지적하지 않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소감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끊임없이 사고하게 한다.
♣토론 거리를 제시한다.
독서 활동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문제 상황에 대한 해석과 분석이 가능하도록 아이의 수준에 맞는 토론 거리를 제시하고 말하게 한다. 이때 반대 측 견해를 제시해 사고가 정교화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정과 학교의 독서교육 연결
위에서 이루어진 가정에서의 독서 지도는 학교 교육과 연결될 때 그 효과와 가치가 극대화된다. 과거의 학교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교사와 학생 사이의 일방적 구조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학부모는 교사와 학생과 상호 소통하지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바람직한 의사소통 구조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가정과 학교의 독서교육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간단하게나마 제시해본다.
♣ 독서 편지와 일기
아이들의 독서 활동을 중심으로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독서 편지 혹은 일기를 주고받는 방법이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소통하고자 하지만 마땅히 매개할만한 부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가 이루어진다면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아이의 독서 지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사이버 세상에서 소통하기
서신 형태로 공유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독서를 주제로 카페나 블로그를 개설해 학부모와 함께 의견을 공유한다. 메뉴의 구성을 다양하게 하면 책 소개와 감상 나누기 등의 입체적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환류가 가능하므로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다.
♣ 문화 행사의 기획
학생, 학부모, 교사가 동일한 한 권의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진행하는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고 성인에게도 다양한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는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각각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활동을 전개한다. 학교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으로 시카고에서 문화 운동으로 전개된 ‘One Book, One Society’와 같이 조금 더 큰 범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열린 소통의 장을 만들어준다.

독서에 대한 다각적 접근 제시
지금까지 연재를 통해 독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았다. 간략히 정리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독서교육의 위상’을 주제로 새롭게 변화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독서가 중요함을 밝히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탐색했다. 이와 함께 독서는 반드시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학습의 대상임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독서의 다중 접근’ 방법을 통해 독서에 대한 동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구체화해 제시했다. 그리고 집중적인 독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제별 독서’를 제안했다.
‘교과별 학습 독서’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학력 신장을 독서와 연결해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아보았다.
‘진로 지도와 독서’에서는 진로 탐색과 경험의 과정에 독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치유적 독서’를 주제로 한 글에서는 독서 활동이 중요한 상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사안별로 사례를 제시했다.
마지막인 이번 호에서는 가정과 학교의 독서 통합의 방법을 통해 독서는 결국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정리했다.
독서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이 독서 지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독서는 아이들로 하여금 꿈과 희망을 읽게 하는 최상의 가치를 갖고 있음을 잊지 않길 바라며 부족했던 연재를 마친다.
<이번 호로 ‘독서교육의 새로운 길 찾기’ 연재를 마칩니다. 다음 호부터는 ‘쓰기교육’에 관한 연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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