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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귀환을 꿈꾼다

예나 지금이나 영웅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 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우리는 다양한 영웅들을 만난다. 사극 속 주인공, ‘각시탈’을 쓴 항일투사, 세상의 편견과 세속적 욕망을 거부하고 사랑을 쟁취한 멜로드라마의 주인공. 시간과 공간, 문화적 환경은 다르지만 영웅에 대한 우리의 열망은 그대로인 듯하다. 영웅의 계보를 추적해보고 지금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영웅에 대해 고민해볼 때이다.

우리는 지금 영웅을 기다린다
흔히 영웅하면, 강인한 육체와 불굴의 정신력을 바탕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불의에 맞서 난세를 평정하는 인물을 떠올리게 된다. 이 영웅들은 단지 옛날 이야기책 속에 박제된 인물들이 아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들은 이 영웅들을 만난다. 21세기 최고의 흥행대작으로 꼽히는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은 인쇄매체에서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크게 성공했으며 게임과 같은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재창작되기도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종결편의 제목 ‘왕의 귀환’처럼, 어쩌면 오늘날 우리시대의 각종 문화 영역에서의 공통된 화제는 바로 ‘영웅의 귀환’이 아닐까? 신화 속 영웅 아킬레우스나 페르세우스는 지금도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한국의 사극에서도 고구려의 제왕들이나 삼국의 전성기를 이끈 왕들이 주인공이 되어 맹활약을 펼친다. 우리 고전소설의 독특한 주인공인 전우치는 시간을 거슬러 21세기 서울 한복판 빌딩 위를 누비기도 한다. 신화나 소설, 과거 역사 속 영웅들이 아니더라도 위기에 빠진 국가나 인류를 구하는 영웅,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하는 영웅들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등장한다. 미래 세계에서나 등장할 만한 영웅들도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은하계의 운명을 걸고 광선 검을 휘두르며 우주의 전장터를 누비는 ‘스타워즈’의 제다이 기사들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영웅 이야기들은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제작되어 전 세계인들을 흥분시킨다.

영웅들, 그 정체가 궁금하다
조선시대에도 블록버스터급 영웅 이야기가 있다. 바로 <유충렬전>이다. 조선 후기에 상업적으로 출판된 ‘방각본’ 소설 중 일부는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되었다. 방각본은 조선 후기 민간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목판에 새겨 출간한 간행물이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많이 얻게 되면 대량 인쇄를 위해서 활자본으로 전환하여 인쇄량을 늘렸다. <유충렬전>을 간행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 1930년대 자료를 보면 20장짜리 한 권의 책을 제작하는 데 당시 화폐단위로 120~200원 정도의 돈이 들었다. 2000년의 물가가 1940년보다 약 169만 배 상승했다고 한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20장짜리 책 한 권의 제작비는 약 3억4000만 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유충렬전>은 70장이 넘는다. 지금으로 따지면 이 책을 간행하는데 든 비용이 12억 원이 넘는다. <유충렬전>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 우리나라 최고의 히트 문화콘텐츠라 할만하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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