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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밴드 붙여 주세요

처음 입학했을 때 자기 이름 석 자 밖에 쓸 수 없었던 은서는 오

늘도 ‘뽀로로 밴드’를 손가락에 붙인 채, 의기양양하게 자리로 돌아갔다. 혜인이 역시 머리에 손 한번 짚어줬을 뿐인데 더 이상 머리가 아프지 않다는 표정이다.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눈 맞춰주고, 함께 웃어주는 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 관심 어린 눈길은 위축되고 위기에 처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움직임이 될 것이다.

은서(가명)와 혜인(가명)이는 우리 반에서 체격도 가장 왜소하고, 자기감정을 잘 표현하지도 못하며, 다른 아이들처럼 자기 것을 잘 챙기지도 못한다. 그래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을까? 오늘도 번갈아가며 나를 찾아와서는 어김없이 ‘관심’을 구애하는 두 녀석. 그 ‘관심바라기’에 나는 속수무책이 된다.
“선생님, 저 여기 다쳤어요.”
은서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어디를 다쳤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손가락을 보여준다. 성심을 다해 다친 곳을 찾아보니 손톱 옆쪽으로 2mm 정도의 이미 아물기 시작하는 베인 듯한 상처가 있다.
“어, 이거?”
“네.”
오늘도 은서 손가락에 뽀로로 밴드를 붙여준다. 그제야 만족한 듯 ‘밴드를 붙인 손가락’을 세우고 돌아간다.혜인(가명)이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가 아프다며 내 자리로 온다. 그러면 “우리 혜인이, 머리가 아프구나!”하며 손으로 머리를 짚어주어야 자리로 돌아간다.
‘다음 시간 수업 준비하기도 바쁜데, 통신문도 걷어야 하고, 아이들 우유도 먹여야 하는데…. 이 녀석들은 왜 피도 나지 않고, 이미 아물기 시작하는 상처를 보여주며 다쳤다고 하는 걸까?’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이라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녀석들이 왜 그러는지 알기에 오늘도 손가락에 뽀로로 밴드를 붙여주고, 아픈 머리를 손으로 짚어준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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