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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현 시국 정세 교육, 경도된 이념 주입 경계해야

교사의 신념이 학생들에게 변질된 이념으로 주입돼선 안 돼

대한민국 사회가 혼란스럽다. 시국이 매우 어수선하다. 사회의 중요한 한 축인 교육 역시 불안정하다. 질풍노도에 휩싸인 대한민국호의 좌초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나라 교원들은 이번 소위 최순실 게이트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즉 우리나라 현직 초··고 교사 10명 가운데 9명은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교육 소재로 삼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독교 교사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은 이달초 전국의 초··고 교사 827명을 대상으로 최근 정국과 관련한 정치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최순실 사태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수학습에 적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 교육의 소재로 삼는 것에 대해 찬성이 52.8%, 매우 찬성 36.8% 등 찬성 의견이 89.6%로 집계됐다. 반대는 7.1%, 매우 반대는 0.8%, 기타 2.3% 등이었다.
  

한편, 현 시국과 정세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는 높다가 47.0%, 매우 높다 29.3%, 낮다 16.1% 매우 낮다 4.5% 등의 순이었다. 8할 이상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세분해 학교급별로 볼 때 '매우 높다''높다'를 합친 의견은 고등학교의 경우 91.8%, 중학교는 84.1%, 초등학교는 64.1%로 학교급이 높을수록 관심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세상을 보는 안목이 점점 넓어지는 발달적 성장과 관련된 것이다.


사회적 이슈를 교육의 소재로 삼는다면 교사의 입장은 어떻게 돼야 하는가에 대해 '교사 개인의 신념도 하나의 의견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응답이 67.7%에 달했고, '철저히 중립적인 입장에서 소개해야 한다'27.3%, '교사의 신념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1.6% 등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사들의 신념을 바탕으로 한 시사 교육은 잘못하면 경도된 이념 교육으로 흐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아주 신중해야 한다. 특히 초·중·고교 학생들은 아직 가치 판단력이 미성숙한 청소년이라는 점을 전제하면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밖에 고등학교 3학년(18)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33.9%, 반대 29.0%, 매우 찬성 28.2%, 매우 반대 7.1%였고, 교사와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나 정치적 견해를 발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 36.8%, 매우 찬성 33.6%, 반대 20.6%, 매우 반대 5.4% 등이었다.


이번 전국좋은교사운동 측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는 교원들이 눈여겨보고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많다. 교육계에서도 참고해야 할 점도 꽤 있다. 하지만, ‘교육은 가치 지향적이어야 하지만, 교사는 가치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교육의 나침반을 전제한다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교사의 이념이 교육을 왜곡하고 학생들의 가치 판단을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 교사의 신념이 학생들에게 비뚤어진 이념으로 주입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의 복고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활용교육(NIE), 인터넷활용교육(IIE), 시사교육 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교과서가 아닌 교육과정으로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시사, 이슈 교육은 매우 중요한 교육 본질이다.

  

특히 이와 같은 살아 있는 교육(Dynamic education)’이 생명인 사회과 교육에서는 시사와 이슈 교육은 아주 중요하고, 아울러 교육 효과도 매우 높은 것이다. 더불어 민주시민교육이 전통적으로는 정치교육으로 불렸고, 일부 선진국에서는 사회과 교육을 시민교육’, ‘공민교육으로 칭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시스템이 무력화된 비선 중심의 국정 농단이라는 것이 현재까지 국민 여론의 전체적 흐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박 대통령의 혐의는 입증된 것이 없다. 검찰 조사, 특검 등이 진행 중이므로 향후 밝혀질 것이다.

  

혹자는 주최 측 추산으로 100만명이 모인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가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국정을 여론으로만 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아주 위험한 통치 방식이다. 물론 당일 주최 측은 100만명, 경찰 측은 26만명 등으로 통계는 엇갈리지만, 현 시국과 국가 원수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헤아릴 수 있다.  그러나 국민적 여론과 민심이 광화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없는 다수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있는 무거운 함의를 간과해선 절대 안 된다.

  

물론 검찰 조사, 특검 등을 통해서 이번 사건의 진상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법률적으로 대통령은 현직에서는 소추되지 않지만, 임기 후에는 그렇지 않으므로 책임이 있다면 응당 감수해야 한다. 만약 대통령의 위법이 밝혀지면, 상응하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미성년인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사의 신념이 이념 주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 교사는 본인의 의사는 밝힐 수 있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가감없이 설명해야 한다는 단서를 준수해야 한다. 환언하면, 시사와 이슈를 교수학습 소재로 활용해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것은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 세계화, 민주화 시대인 현대 교육에서 열린 민주시민교육은 무한대로 권장돼야 한다.

  

하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보는 객관적 안목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교사의 이념, 신념 등이 직간접적으로 주입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교사들도 한 인격체, 자연인으로서 신념과 가치는 가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교육에서는 이러한 개인적 신념과 가치가 주입적 이념으로 경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현 시국 정세 교육이 경도된 이념 교육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분명한 점은 좌초 위기에 있는 대한민국호의 구조 책임은 너나 없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여야, 당정청 등과 위정자를 비롯한 국민 모두의 진정한 애국심이 요구되는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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