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의 교·사대 생활 등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교사 선발 과정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일회성 임용시험으로는 예비 교사들의 자질과 전문성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원교육학회는 지난달 30일 ‘교원 양성 및 채용 정책의 현장 적합성 진단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미국 산타바바라대학의 포트폴리오 평가제는 우리의 교사양성교육 개혁방안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는 교사양성 교육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평가해 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박 교수는 “2009년부터 광주교대는 재학생들의 과외교습 경험까지 대학생활의 모든 것을 인터넷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프로세스 폴리오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며 “입력한 자료를 지참해 교원임용시험의 면접을 보완하려고 했으나 교육청이 허용하지 않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상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도 "대학 재학 중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선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사관리, 진로 설계, 학습 활동, 과외 활동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평가가 필요하다"며 “임용시험만으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모두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심층면접에서 포트폴리오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교육부가 선정한 6개 교원양성 선도 사범대학에서도 포트폴리오를 운영한 선례가 있다.
이는 지필고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수업 실연도 여전히 수업 전문성을 평가하는데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과장은 “35분 간의 수업 실연으로는 수업 전문성을 평가하기 어렵고 공정성에 대한 이의 제기를 피하기 위해 수업 실연이 당락에 주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실정”이라며 “임용시험의 타당성보다는 객관성을 더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수험생들도 1차 필기시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양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중등임용시험사업단장은 “학생이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현행 수업 실연으로 실제 수업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판단할 수 없고 공정성 문제로 면접관이 추가 질문을 할 수 없게 해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며 “양성기관의 예비교사 발달기록 의무화와 임용시험 반영, 사정관제 도입 등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28일, 한국교육학회가 ‘교원양성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연 포럼에서도 일회성 시험에 대한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과 교원임용제도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동택 한국교원대 교수는 “교원양성대학에서의 교직 품성과 자기 계발 관련 수행평가,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일회적인 임용고사 점수보다는 대학 4년 동안의 평가를 비중있게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 내신 성적의 반영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초등 임용시험에서는 대학 성적을 15.5~20점 범위 내에서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등급 간 편차가 대부분 0.5점에 불과해 수험생들이 대학보다는 학원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화 서울 가재울중 교사는 “교육실습에서는 학생 주도적 수업에 중점을 두는데 임용시험의 수업 실연에서는 교사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뤄 엇박자를 내고 있고, 면접고사도 학원에서 나눠주는 모범 답을 재구성해 답변하는 방식이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재학 때 무료 공부방 등에서 지도한 경력이나 전공 교과에 대한 동아리 활동 등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제시하고 현장의 우수 교사가 임용사정관제 위원으로서 이를 검증하는 등 과정 중심적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