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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새해 새 가족이 된 중고품 오디오 이야기

지구살리기 실천 우리 주위에 있다

새해 들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자산이 늘었다. 아니 무슨 일인가? 바로 우리 집에 들어온 중고품 인켈 휴대용 오디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것도 갑자기 두 대가 늘어난 것이다. 집에 와서 작동해 보니 아무 이상 없다. 하나는 CD용이고 하나는 CD와 카세트 겸용이다. CD와 카세트 작동도 잘 된다. 안테나를 뽑아 FM 라디오를 작동시키니 깨끗한 음악이 선명하게 들린다.

 

이제 당분간 카세트라디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포크댄스 강사다. 포크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악이다. 음악이 없다면 포크댄스를 즐기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 동안 잘 사용하던 L전자의 카세트라디오가 고장이 났다. 스위치 버튼이 빠져나가는가 하면 한 번 누른 버튼은 원상태 복구가 안 된다. 기능 선택 스위치도 접촉이 불량하여 음악이 크게 나왔다가 작게 나왔다하여 불편함을 준다.

 

얼마 전 우리 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단체 카톡방에 현재의 사정 이야기를 하고 사용하지 않는 카세트 라디오 있는 분은 물품을 기부하여 주실 것을 올렸다.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다. 그렇다. 요즘 카세트라디오 사용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세대가 바뀌어 중고 제품은 이미 버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본체와 스피커가 큰 대형 오디오도 이사가면서 버리는 사람 많이 보았다. 그래서 카세트라디오에 희망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포크댄스 동아리 신년회 모임을 앞두고 지구 살리기와 미니멀 라이프차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 교환 프로그램이 있었다. 참가자들의 준비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미리 예고를 해야 하기에 1인당 1점 이상 준비하라고 하니 회원 한 분이 분홍색 라디오 하나를 사진 찍어 올렸다. 무척 반가웠지만 깜짝 놀랐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히니 CD는 되지만 카세트용은 아니다. 이것은 스마트폰이나 USB로 연결하면 된다.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작동이 불편한 카세트 라디오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신년회 모임 출발 전 다시 점검하니 카세트 넣기와 빼기가 잘 안 된다. 포크댄스 신년회인데 음악이 없다면 포크댄스 효과가 반감이 된다. 동아리 회장에게 급히 연락을 취하니 집에 카세트 라디오 하나가 있는데 작동 여부는 잘 모른다고 답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카세트를 조작하니 음악이 나와 간신히 작동 된다. 휴 살았다.

 

서울에서 포크댄스 동아리 모임을 주관하는 분께 도움을 청했다. 그 분 왈, “요즘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CD도 몇 번 사용하면 긁히기 때문에 음원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음악을 저장하거나 USB에 음원을 담아 활용한다. 요즘 사람들은 음악에 민감하기 때문에 깨끗한 음질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을 준다. 맞는 말이다. 카세트테이프는 1980년대 유산이다. 지금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대에 맞게 음향도구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신년회 행사는 빙고 게임, 자기 소개를 하는 참참참 거짓게임, 단체게임으로 속담을 몸으로 표현하여 전달하기 등을 즐겁게 하였고 본 프로그램인 포크댄스도 두 종목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지구살리기 물품교환에서는 회원이 주는 CD라디오를 선물로 받았다. 회원은 며느리가 태교음악으로 사용하던 것인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감사히 유용하게 활용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귀가시간. 동아리 회장은 자기 집에 보관 중인 카세트라디오를 꺼내 보이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말한다. 작동이 안 되면 폐기해야 하지만 작동이 된다면 지금 카세트를 대체할 수 있다. 테이프를 넣어 작동시키니 음악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새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에 휴대용 오디오 두 대가 생겨난 것이다. 동아리 회원들의 지구살리기 차원에서 내린 결단과 주위 사람을 생각하는 사랑의 마음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이다.

 

이제 고장난 카세트 라디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근검 절약이 습관화된 나다. 그냥 버릴 수는 없고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기술자가 없으므로 수리비용은 알 수 없다. 선수금 1만원을 맡기고 물품은 놓고 가면 연락을 준다고 한다. 그 날 밤 연락이 왔다. 수리비용은 15천원이란다. 수리할까? 폐기할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신품 카세트라디오 가격이 4만원 정도인데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였다.

 

서비스센터에 가서 고장난 카세트를 그대로 찾아왔다. 기술자 이야기로는 부품가격에 기술료, 수리에 소요돠는 시간, 사무실 임대료 등을 합하면 비싼 비용이 아니라고 한다. 한편 맞는 말이지만 수요자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다. 제품 비용의 1/3 가격을 주고 수리하는 것은 과비용이라고 보았다. 두 번만 더 고장이 나면 신제품 가격이 들어간다. 사용하던 L전자 카세트라디오 수리는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포크댄스 강사에게 새 가족이 된 오디오 두 대. 나도 오디오를 전해준 그 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잘 사용해 오디오를 필요로 하는 다른 분들에게 고이 전해 주어야겠디. 그러고 보면 지구살리기 멀리 있지 않다. 한편 질 높은 포크댄스 음원 확보를 위해 앞서가는 선진 기술을 익혀야겠다. “요즘 누가 카세트테이프 쓰느냐?"라는 말이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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