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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적 접근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세계 1위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개인 미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삶의 방식을 바꿔놓았습니다. KTX와 비행기 표를 실시간으로 예매하고 모르는 길을 검색합니다. 클립 영상을 보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편리함 뒤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사이버 폭력이나 인터넷 중독, 가짜 뉴스 등 부적절한 환경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대만에서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학생의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학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입법과 제도적인 접근보다는 교육을 통해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간단히 말해 미디어 해독 능력입니다. 여러 형태의 정보나 메시지에 접근하고 분석, 해석해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정보를 활용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첫째로 윤리적 책임, 즉 미디어 예절과 합법적인 미디어 사용 교육이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타인에 대한 배려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지로 인해 타인의 초상권이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선조치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은 실용성과 유용성 측면에서도 매우 유의미할 것입니다. 타인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사용하면 안 된다는 원칙만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허락을 얻는 실제적인 방법의 교육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둘째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창의적인 미디어를 제작하는 경험을 주는 것입니다. 자신이 획득한 정보를 가공해 창의적인 산출물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육의 목표와 일맥상통합니다.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험을 통해 타인의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창의적인 제작 능력은 비판적인 미디어 해독 능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인 셈입니다.
 

셋째로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미디어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상업적인 속성을 가지며 모든 미디어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미디어에는 편향성이 내재돼 있기 마련입니다. 또 모든 미디어에는 저자가 있어서 제작한 사람의 가치와 관점이 어떤 형태로든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소비하는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어젠다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한 뉴스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교하거나 뉴스의 맥락과 팩트를 체크함으로써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에 따르면 학생들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라고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미디어 환경에서 살게 된 세대를 말합니다. 반대로 교사는 대체로 아날로그 취향을 가진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에 해당합니다. 동시대 같은 공간에 사는 교육의 두 주체, 즉 교사와 학생의 습성은 매우 이질적입니다. 따라서 교사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합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배움을 멈춘 교사에게 배우는 것은 고인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는 어느 교수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 교사들이 학생들의 디지털 습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줄 교육을 준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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