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내용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원격연수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세로 자리잡았다. 원격연수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연수를 받은 교원은 182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에는 64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사들의 인식변화, 우수한 콘텐츠는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수형태로 자리매김되는 원동력이 됐다.
본지에서는 원격연수 도입 20년을 앞두고 연수 내용의 수월성 확보, 현장교원 적합성 제고, 연수과정 운영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원격연수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골격으로 연수자가 원하는 질높은 연수를 제공하는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선진외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찾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함이다. 아울러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현직 교사의 생생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필자들은 원격연수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연수과정 시스템과 연수 콘텐츠 부분은 유연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연수 주관 기관에 따른 연수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실감형 콘텐츠의 대중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교육현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발달에 따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가상현실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어 플립러닝·스마트러닝·마이크로 러닝 등 다양한 학습방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연수과정 특히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전문 지식과 경험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 역량중심교육·학생참여중심수업과 같이 변화하는 교육현장 트렌드에 적응하고,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현장 교원들은 직무연수 및 동아리 형태의 연구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직무연수와 관련하여 최근 원격교육으로 이루어지는 연수(이하 ‘원격연수’)의 비중은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격연수의 외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원을 대상으로 한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체계적인 질 관리의 필요성,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콘텐츠 개발과 제공 방법 등의 여러 가지 과제가 주어진 것이 사실이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원격연수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원격연수 콘텐츠 관리 및 개발·운영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경직된 원격연수 교육과정 차시의 유연성 제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운영평가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2017년 개발된 콘텐츠는 전체 53과정으로 15시간이 45.28%(24과정)로 가장 많으며, 30시간은 37.73%(20과정), 60시간은 3.77%(2과정)로 60시간 미만의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이수자 정보 관리 시스템 주요 통계에 따른 차시별 연수자 증감을 살펴보면 15차시 13.13%, 30차시 -3.36%, 45차시 -35.21%, 60차시 -15.83%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교원들은 연수 차시가 적은 연수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1학점에 15차시로 운영하는 학점제가 아닌 종합교육연수원과 동일하게 가변적 차시를 운영해 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원격연수 콘텐츠 심의를 15차시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수정하여 연수과정에 필요한 차시만큼만 콘텐츠를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학교 현장의 요구분석에 의한 원격교육과정 콘텐츠 개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도 원격교육연수원 직무연수 성과분석 연구(김혜숙 외, 2019)에 의하면 교사 대상 설문을 통해 원격연수 콘텐츠 및 운영 관련 제언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수업 등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되어야 한다’(96.4%), ‘학습에 흥미를 높이는 형태로 콘텐츠가 구성되어야 한다’(57.4%),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과정이 개설되어야 하고, 수강 인원을 조절해야 한다’(39.2%), ‘연수 내용의 전문성 및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3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Borich 요구도 및 The Locus for Focus 모델 분석을 통하여 원격연수에서 공통으로 요구되는 항목을 분석한 결과 ▲수업에 실제 활용 가능,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학습내용, ▲학습내용이 흥미를 높이는 형태로 구성, ▲전문적이며 정확한 학습 내용, ▲적절한 학습 분량, ▲페이지 오류 발생 않음 등으로 도출되어 주로 콘텐츠 관련 요구가 다수를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교원들의 원격연수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지고 미디어의 발달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원격연수에서도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고품질의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원격교육연수원이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학교 현장 중심의 콘텐츠 개발에 대한 교원의 다양한 요구를 분석하여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원격연수과정 개설이 필요하다 하겠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연수과정을 개설하는 플랫폼 제공
인터넷의 대중화에 힘입어 사회 곳곳에서 조금씩 영향력을 키워왔던 개인들이 이제는 미디어 영역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게 됐는데,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가 등장한 것이다. 즉, 이제는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송신자 겸 수신자의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많은 교원이 유튜브·팟캐스트 등을 활용하여 인터넷방송을 통하여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구교육연수원에서는 영상으로 검색하는 세태에 맞춰 유튜브를 활용한 저자와의 쌍방향 화상 직무연수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원격연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콘텐츠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싶은 사람에게 온라인 학습사이트를 분양해 주는 마이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하는 MOOC가 활성화되었으며, 최근에 대학 및 여러 기관 등에서 온라인 공개 교육자원(Open Course Ware)의 활용이 강화되었다.
시대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원격연수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 원격연수도 유능한 교원들의 노하우를 콘텐츠로 만들어 빠르게 변화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미래교육 흐름에 대비한 유연한 콘텐츠 개발양식 허용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학교 교육에서도 최신 정보·통신기술이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마이크로 러닝 서비스·블렌디드 러닝 서비스·AI 기반 학습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미래교육 흐름에 대비한 교육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양식을 획일적인 규정으로 통제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현재 원격연수 콘텐츠의 경우 학습자들이 느끼기에는 필요 없는 형식적인 부분이 너무 많다. 콘텐츠의 가장 핵심인 교육내용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방식의 콘텐츠 개발을 독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심사가 분량 등 정형화된 형식을 너무 강조하는 부분과 유연한 콘텐츠 개발을 막는 규정 등에서 벗어나 교육내용과 원격연수 목적에 맞게 변화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시간제 형태의 연수 허용, K-MOOC와 같은 연수과정 인정, 유연한 연수기간의 상시학습 도입 등은 보다 다양한 연수과정을 포용하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러닝(Micro Learning) 콘텐츠의 확대
지금의 원격연수과정은 최소 15차시 차시 당 25분 전후를 형식적으로 맞추기 위해 이질적인 주제의 콘텐츠를 묶어 원격연수과정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다소 있다. 하지만 ‘포노사피엔스’로 불리는 현재 모바일 세대는 작은 단위로 나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효율적인 교육’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교육 방식인 마이크로러닝은 학습 단위를 작은 단위로 나눠 빠르게 소비할 수 있게 만든 학습방법으로 학습자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기억과 적용이 쉽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학습단위가 한 수업 안에 한 가지 내용을 포함하여 학습자가 관심과 흥미에 따라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순서대로 공부할 수 있다.
특수목적의 원격연수 콘텐츠 개발·운영 지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이수자 정보 관리 시스템 주요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2,412개 과정에 63만 4,168명이 이수하였으며, 대학·공공기관에서 11.34%, 민간연수원에서 88.66%를 이수하였다. 이는 민간기관이 원격연수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공공기관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민간에서 개발하기 어려운 정책적 또는 특수목적의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는 3개 대학·공공기관은 최근 폐원을 신청하였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원격연수 운영 활성화를 위해 특수목적 연수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공공기관에 정부의 다양한 지원방안이 요구된다.
체계적인 콘텐츠 품질관리 지침 개발·제공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원격연수 교육과정들이 체계적이고 섬세한 콘텐츠 품질관리 시스템에 의해 개발되기 보다는 비전문가에 의한 간략한 절차에 따라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적으로 살아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수과정을 기획 단계부터 품질관리 전문가의 참여가 이루어져 학습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실시되어야 한다. 아울러 과정 오류 재점검은 물론 학습자 의견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연수 콘텐츠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나아가 신규 콘텐츠 개발에 반영 될 수 있는 선순환적 구조로 양질의 콘텐츠개발이 가능한 품질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원격연수의 성공은 교육과정에 좌우되며, 우수한 교육과정은 잘 만들어진 콘텐츠에서 영향을 받는다. 모든 원격연수 기관이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콘텐츠 품질관리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원격연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또한 모든 연수에서 연수과정 개발은 핵심이다. 특히 원격연수에서 콘텐츠는 연수과정 및 강사의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위해서는 현장교사들의 지속적인 배움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좀 더 확충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