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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세종 해밀초 교장공모 ‘절차상 하자’

마감 후 지원자 서류 늑장공지
익일공지 안 지킨 채 5일 늦어
책임지는 사람 없이 덮은 정황
재공고 없이 교육감 측근 임명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9월 개교하는 해밀초 교장을 공모하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33년 경력의 현직 교장 대신 ‘내정설’이 돌았던 15년 경력의 평교사 유 모 씨를 임명해 지역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본지 8월 17일자 보도) 여기에 교장공모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에도 재공모 없이 진행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세종교총 등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해밀초 교장공모를 공고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공고문에는 ‘본공고’ 기간 마감(2020년 6월 5일) 익일부터 학교와 교육청 홈페이지에 자기소개서와 학교경영계획서를 익명화 처리해 공지하기로 기재됐다. 그러나 그 공지는 5일이 지난 6월 10일에 이뤄졌다. 
 

6·7일이 각각 현충일과 일요일이어서 못했다면 8일에는 반드시 탑재돼야 했다. 사실 마감일이 금요일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하루를 당기거나 차라리 8일로 넘겼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감 후 당일 즉시 게재다.
 

늑장공지마저 실책의 연속이었다. 원래 지원자 서류 공지는 변조를 막기 위해 PDF 파일로 올려야 하는데, 시교육청은 한글파일을 게재했다. 
 

시교육청은 여러 모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한 경위를 설명한 뒤 재공고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공모를 그대로 진행했다. 절차상 하자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심층면접에서도 참관인들은 “현직 교장이 더욱 좋은 답변을 내놔 무난히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결과는 내정설이 돌았던 유 씨가 임명됐다.
 

해밀초가 신설학교인 만큼 학교운영위원회가 조직되지 않은 터라 시교육청이 교장공모에 관한 모든 것을 주관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역시 ‘내정자 임명설’에 대한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교육청은 앞서 ‘특혜의혹’ 보도 때 설명자료(20일)를 통해 내놓은 “서류심사 대상인 학교경영계획서 및 자기소개서는 교육청 홈페이지에 기 공개했다”고 답했다.
 

시교육청은 유 씨가 최 교육감 선거공신이자 최측근이어서 특혜를 입은 것 아니냐는 교육계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해밀초 공모교장 임용자가 최교진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심사위원은 교육부 지침에 의거 심사절차가 끝난 후 최소한의 약력 등을 명시해 2주간 교육청 홈페이지에 기 공개했고, 심층면접은 누구나 참관할 수 있는 공개 심사로 진행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했다”고만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해밀초 공모교장 임용자 유 씨는 2014년 최교진 교육감 당선후 교육감 인수위원회와 혁신기획단에 파견됐던 사실 때문에 최 교육감의 선거공신이자 최측근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 교육감은 지난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씨에 대해 “후배 교사지만 마음 속 스승입니다”라고 올려세운 바 있다. 최 교육감과 유 씨가 함께 다니는 걸 목격한 증언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도 움직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에도 공모를 진행해 내정설이 돌았던 인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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