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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교육,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에듀테크 시대를 연다 ②

갑자기 시작된 코로나19 시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학교에 결석하면 세상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던 세대를 살았던 부모세대는 집에서 온라인수업을 받는 자녀의 모습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온라인회의를 할 때는 양복을 차려입어야 마음이 편한 부모세대도, 온라인수업에 올라 온 영상자료의 진도율을 자동으로 올려주는 방법을 공유하는 자녀세대도 모두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천태만상의 모습일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19가 미래사회로의 진입을 더 빠르게 당겨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2020년 교육계의 새로운 이슈는 바로 ‘인공지능교육’이었다. 2020년 교육부 주요 업무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모든 초·중학교에 소프트웨어 교육의무화가 완료되며, 이와 동시에 AI교육으로의 전환을 준비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초·중·고 단계별 AI교육내용 기준(안)을 마련하고, 고등학교 AI 기초·융합선택과목(’21년 적용) 신설, 시범학교 운영, 전문 교육인력(’20년 약 1,000명, 교사 재교육) 양성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AI교육 도입을 추진한단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19로 이 모든 것이 멈추는 것처럼 보였다. 현실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온라인수업’을 어떻게 내실 있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뼈저리게 느낀 ICT 활용능력

정책도, 학교도 모든 시선이 ‘온라인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지난 5월. 그러나 교육부는 다시 한번 <정보교육 종합계획> 발표를 통해 온라인수업뿐만 아니라 SW교육, 인공지능교육과 같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한 준비로서 정보교육의 중요성을 알렸다. 종합계획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모든 학교급에 ‘정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정보기초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부분이다. 코로나19를 겪고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보통신기기에 대한 기본적인 ICT 활용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런 ICT 활용능력은 지능정보사회에 꼭 갖춰야 할 리터러시로서 나아가 SW교육, 인공지능교육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전 학년에서 그 어떤 정보교육도 없이 5~6학년군에서 바로 SW교육을 시작하도록 된 부분은 학교현장에서 직접 아이들과 교육을 해나가는 교사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난감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정보교육을 조금씩 접해 기본적인 정보소양을 갖춘 아이들을 데리고 5~6학년군에서 SW교육뿐 아니라 인공지능교육까지 확장할 수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긴 하다. SW교육이 처음 시작될 때 한 번도 이런 교육을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선생님이 SW교육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6학년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였더랬다. 그만큼 SW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이 주는 두려움과 걱정이 컸을 거라 생각된다. 그렇게 지난 몇 년 동안 학교에서는 이 새로운 교육을 맞이하기 위한 각종 공문이 쏟아졌고, SW교육이 가능한 교사양성을 위한 교사연수 역시 많이 개설되었다. 실제로 필자가 강의를 다니며 만났던 교사 중에는 SW교육연수를 100시간 이상 들었다는 경우도 꽤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조금씩 준비하며 이제 좀 SW교육에 적응이 될 만하니 인공지능교육을 하란다.

 

인공지능교육도 놀이에서부터 시작

처음 SW교육이 시작될 때 느꼈던 막막함과 두려움이 다시 이 인공지능교육에서도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여기서 그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겠지만, 인공지능교육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에 대해 한번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이 문제 또한 SW교육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잘 해결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인공지능교육이란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배우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와 삶의 방식을 배우는 교육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이란 무엇인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겠다. 특히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컴퓨터(기계)가 마치 사람의 지능을 가진 것처럼 구현한 것이라고 봤을 때 그 작동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것 같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인공지능의 원리를 말로써 아이들에게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SW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인공지능교육도 놀이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가볍게 아이들과 함께 시작해 볼 수 있는 언플러그드 놀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기계가 어떻게 학습해 가는지 그 방법과 원리도 더 쉽게, 더욱 재미있게 한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교육 종합계획(<그림 1> 참조)에 제시된 것처럼 초등학교단계에서는 놀이와 체험중심으로 AI 소양을 습득하는데 중점을 두라는 지침과도 맞물린다.

 

 

인공지능교육은 소수를 위한 엘리트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

또한 인공지능교육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교육격차는 빈부격차를 야기한다. 특히 지능정보사회에서 지능정보의 격차는 심각한 빈부격차, 계층 간 격차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초등단계에서의 인공지능교육은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놀이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자.

 

● <데이터가 필요해>라는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언플러그드 놀이활동

다음은 <데이터가 필요해>라는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언플러그드 놀이활동이다. 이 놀이는 일상생활 속 데이터를 활용해 작동하는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이 있음을 알고, 각각의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연결해 봄으로써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더 똑똑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놀이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공지능 가전기기 퍼즐판의 내용을 읽는다. 퍼즐판에는 인공지능 가전기기가 작동하는 원리가 적혀있다. 예를 들어 AI 냉장고는 냉장고를 사용하는 시간 패턴 데이터, 냉장고가 설치된 곳의 온도 데이터, 습도 데이터 등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행하고, 계절에 따라 음식물 보관 온도를 조절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읽고 나서 ○○이네 생활카드 속 각종 데이터 중 AI 냉장고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다. 생활카드 속에는 ○○이네 식구들의 생활 중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다.

 

이처럼 놀이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이 생활 속 빅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학습함으로써 또한 스스로 최적화하여 작동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간단한 놀이활동이지만 아주 쉽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놀이라 하겠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개념이나 원리, 기계가 학습하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을 재미있는 놀이와 함께 배울 수 있다.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

시작은 언제나 어렵고 두렵다. 무엇이 있는지 그 실체가 보이지 않기에 막연한 공포심을 안겨준다. 인공지능교육의 시작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그와 같은 심정일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고, 지능정보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큰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아이들이 그러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좀 더 용기를 내어보면 어떨까.

 

괴테는 ‘용기 속에는 천부적인 재능과 힘, 마법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 부모는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을, 교사는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을 어렵지만 하나씩, 그러나 용기 내어 시작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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