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부산교대 37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교내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 추진 양해각서(MOU) 파기를 촉구했다. MOU 체결이 비민주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으며, 학생들을 기만하기까지 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두 학교 간 연구가 시작된 2017년도부터 MOU 체결 논의가 시작되기까지 학생들은 그 어떠한 정보도 접할 수 없었다. 의결과정에서 학생은 아예 배제됐다. 고등교육법 제19조에 명시된 ‘대학평의원회’는 유명무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MOU 대학본부 측이 양 대학의 통합 추진 관련 공개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수업 시간과 겹치는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었다. 설명회 이후 대학 측이 3일 내에 교수회의에 MOU 체결에 대한 결정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비상식적 행정 처리로 보고 있다.
특히 19일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MOU 체결 협약식이 재학생의 반대 시위 등으로 취소된 당일 오후 기습적으로 서면 MOU를 체결한 부분은 명백한 기만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비대위는 “대학본부는 학생들과 소통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학생들은 더 이상 학교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19일 MOU 체결 협약식 취소 이후 6시간 만에 양 대학의 서면 MOU 체결을 뉴스로 들었다. 이는 명백히 학생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학 측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아라면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부산교총(회장 강재철)은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21일 부산교대 내에 걸었다.(아래 사진) 부산교총 관계자는“초등교원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양 대학의 통폐합을 반대한다”며 “추후 관련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양 대학의 통합 추진 논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20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에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책 제시를 요구했다. 김소정 시당 대변인은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 MOU 체결은 사회적 합의의 가치를 훼손한 비민주적인 방식”이라며 “교육부는 이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책임을 다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교원양성체제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