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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가을은 과연 '독서지절(讀書之節)'인가

러닝머신(Running Machine) 위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가. 다른 이름으로 트레드밀(Tread Mill)이라고도 하는데, 그 유래가 특이하다. ‘tread (디디다, 밟다)’와 ‘mill (방앗간, 제분소)’이라는 단어를 들여다보면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다.

 

19세기 영국에서 죄수의 처벌 도구로 고안됐다고 한다. 곡식을 빻기 위해 물레방아와 같은 시설을 만들어 놓고는 죄수를 그 위에 올려 쉼 없이 고문 바퀴를 돌리게 한 것이다. 극한의 고통을 맛보게 하는 트레드밀은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그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기특한 발명품이었다. 이후 재질과 형태를 바꾸며 변신을 거듭하더니 죄수를 위한 고문 도구는 전 세계 헬스장을 빠짐없이 채운 운동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처벌 도구였던 러닝머신

 

흥미로운 탄생 비화를 가진 러닝머신은 현재 가장 사랑받는 운동기구 중 하나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려면 눈치를 봐가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러닝머신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첫째, 러닝머신 위에서의 '움직임'은 능동적인 형태의 운동이 아니다. 회전하는 쳇바퀴 모양의 궤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수동적으로 '걸어내야 만'하는 것이다. 따라서 허벅지의 앞쪽, 대퇴사두근이 주로 발달해 근육발달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몸이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바람의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니 운동의 부하가 낮아지고 시간 대비 운동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러닝머신에서 일어나는 먼지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궤도가 마모돼 떨어져나오는 미세플라스틱과 먼지는 코와 입을 통해 신체 내부로 흡입될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가정에 러닝머신을 들이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옷걸이로 전락해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장난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안전사고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걷기 좋은 계절
 
그러니 깨끗한 공기가 있고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자연을 향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탁 트인 공원이나 드넓은 학교 운동장은 위드 코로나(with covid) 시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부합하는 안전한 장소다. 굳이 러닝머신의 유래를 떠올리며 죄수가 된 듯 고문 기계 위에 서기보다는 자유의지로 걷든 뛰든 야외로 나가보자. 때마침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초입이다. 걷기 좋은 때다. 독서지절(讀書之節)이라 한정 짓기에는 아까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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