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상을 출품할지 고민하다가 공모 요강에서 ‘최애 콘텐츠’를 뽐내달라는 내용을 봤어요. 제일 좋아하는 콘텐츠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골랐죠. 저의 일 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박정남 강원 간성초 교사는 최근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가 개최한 ‘보여줘! 쌤즈 랜선 뽐내기-온라인 채널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면서 제작한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출품했다. 20분 남짓한 사회 수업 영상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동안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닿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엿볼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박 교사는 유튜브 채널 ‘박정남’을 개설해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처음으로 업로드한 건 과학상자 만들기를 지도하면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후 학교 방송 업무를 맡으면서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 독학으로 촬영, 편집 기술을 익혔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 조회를 준비하고 학급 장기자랑 영상을 촬영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학급 학생들과 만든 뮤직비디오는 지역사회가 들썩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박 교사는 “전근 후에는 학예회 등 학급 활동을 중심으로 영상을 올렸다”면서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님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한 건,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다. 같은 학년 동료들끼리 각자 과목을 맡아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자고 했고, 박 교사는 사회와 체육 과목을 맡았다. 근무하는 학교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였다. 그러다 동료들이 교사 커뮤니티에 공유해보라고 권했고, 고민 끝에 올리기로 했다. 박 교사는 “누가 이걸 보겠느냐 했다가 이왕 만든 거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올렸다”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다른 지역 학생들까지 유입돼 구독자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박 교사의 노력은 학생, 학부모가 먼저 알아봤다. 영상 아래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전문 인터넷 강의 수준이다’, ‘쉽게 설명해줘서 고맙다’, ‘단원평가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달렸고,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인 모습에 고마움을 전했다. 원격수업이 끝날 때까지만 올리려던 계획은 구독자의 요청으로 6학년 1학기 사회 전 차시 수업 영상 제작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영상은 한 번 찍어 올리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평소보다 두세 배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지난해 2학기에 등교를 시작하면서 2학기 사회 영상은 끝까지 만들지 못했어요.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했죠.”
박 교사는 젊은 교사들이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봤다. 특히 교사들의 전문성이나 개성,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그는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1000명이 넘어가면 겸직 허가를 받는 등 절차가 필요하고,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부분은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래도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휴대전화 하나만 갖고도 충분히 좋은 영상,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를 먼저 검색해요. 우리 선생님이 유튜버라면? 아이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유튜브 콘텐츠 소비자에서 직접 만드는 생산자가 돼 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