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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부산학생인권조례 심사 보류 “사필귀정”

20일 시의회 교육위 결정

부산교총 4일간 투쟁 성과
삭발식, 기자회견 등 진행
“학생인권·교권 조화에 전념”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부산학생인권조례안이 부산교총(회장 강재철) 등 교육계 반발에 부딪혀 심사 보류됐다.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20일 임시회 제4차 회의에서 ‘부산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 통과를 보류했다. 이순영 교육위원장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뚜렷하게 엇갈려 이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심사 보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의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조례안을 두고 교육 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점 등을 고려해 두 차례 정회 후 비공개 회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부산교총은 즉시 입장을 내고 “사필귀정의 결과로 평가한다. 시의회 교육위가 다수의 교육·시민단체의 간절한 염원을 수렴해 졸속·강행 처리를 포기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 의지와 실천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며 “새해, 새 희망으로 부산교육을 설계하고 엄중한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 건강과 학력 향상을 도모할 시기에 갑작스러운 조례안 입법예고로 갈등과 위기가 촉발됐으나, 그나마 의회 교육위원회의 현명한 선택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12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 수백 건의 반대 의견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학교에서 학생이 인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양심·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등을 규정했다.

 

이에 부산교총과 부산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70여 단체는 17일 시의회 앞에서 조례 반대 삭발식 등을 겸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4일 동안 거리투쟁을 진행했다. 20일에는 오전부터 조례안 심사를 앞둔 시의회 앞에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와 자유만 강조할 뿐 의무와 책임 규정이 없다”며 “학교의 자율적 운영권과 학생 학습권,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해 결국 학교 교육력 약화와 학력 저하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총은 “그간 4일 동안 차디찬 거리에서 저지·반대 투쟁을 계속한 이유는 학생 인권을 소홀히 해서가 아니라 헌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각종 법령에 규정된 학생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권리와 의무(책임)의 균형, 배움과 가르침의 조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의회 등에 대해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강행하는 행위 자체가 큰 혼란과 갈등만 부추긴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새길 것을 주문했다. 조례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학생 인권과 학습권·교권 보장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학칙에서 정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는 공감대 확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재철 부산교총 회장은 “이제 교육자들은 학생과 학교로 돌아가 교육에 매진할 것”이라면서 “제자를 더욱 사랑하고, 학생 인권과 학습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더불어 학생 인권과 학습권, 교권이 상호 존중되고 학교 자율권이 보장되는 제도와 여건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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