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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듀테크 트렌드 파악한 교육부, ‘교사 중심’ 정책전환

장상윤 차관 런던서 밝혀
“교사 사용 쉽고 편하게 할 것”

학교장터에 카테고리 신설
현장 활용성 테스트 지원도

 

월드 에듀테크 트렌드가 교사 중심인 것을 파악한 교육부가 교사와 학교에 민간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도록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에듀테크 관련 정책은 관 주도였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센터에서 열린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UK 2023’ 2일차에 국내 에듀테크 기업과 현지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에는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 등 30여 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장 차관은 한국형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추진 방안 4가지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선 교사가 편리하게 에듀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사가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에듀테크를 쉽게 구매하게 돕는 한편, 기업은 경쟁을 통해 양질의 기술을 개발해 공급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교장터(S2B)에 에듀테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구매 시 애로사항을 지속 발굴해 개선할 예정이다.

 

둘째, 에듀테크 기업이 교육 현장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를 제공한다. 기업에서 알기 어려운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식, 학교 운영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추진 중인 정책 방향도 공유해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한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셋째, 에듀테크를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활성화한다. 제품의 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활용성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도교육청 차원의 소프트랩 설치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넷째, 우리 에듀테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K-디지털 교육과 연계해 우수 에듀테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고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할 예정이다.

 

장 차관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국산 에듀테크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계와 계속 소통하며 디지털 기반 교실 현장의 변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추진에 참고할 글로벌 동향이 필요하다고 보고 ‘BETT UK 2023’에 방문단을 파견했다. 방문단에는 장 차관과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실 및 교육콘텐츠정책과 직원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정책 추진을 담당하는 직원들이다.

 

 

미래 인재 위해 학교 규제

계속 완화하는 영국 정부

 

교장에 직접 구매하도록 재량

현직교사 스타트업 근무 가능

 

교육부가 정책 전환을 하게 된 배경은 지난달 29일 ‘BETT UK 2023’ 첫날 영국 교육부, 영국교육기자재협회(British Education Suppliers Association, BESA) 등을 차례로 만나고 주요 부스를 본 후 세계 흐름이 교사 중심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BETT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학교, 교사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도 한몫했다.

 

에듀테크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대한민국이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에듀테크 기술력,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편에 속하지만, 관 주도의 정책 방식이 에듀테크 활성화를 막아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장 차관은 라이트 ‘베사(BESA)’ 사무총장을 만난 후부터 정책 수정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장 차관은 라이트 사무총장과의 면담 후 “에듀테크 기업과 학교현장을 연결해주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영국의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며 “학교는 다양한 에듀테크를 자유롭게 체험한 후 구매하고 민간기업은 현장 수요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정부가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듀테크 진흥 정책 수립 시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90년 역사의 베사는 영국 전역의 교육기자재 공급업체를 담당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베사 회원사의 제품·서비스가 영국 내 교육기관 구매의 80% 정도다. 의자·책상과 같은 전통적 교구에서 ICT, 에듀테크까지 다양하다.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로 영국 교육부 및 국제통상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교사들이 원하는 에듀테크를 무료로 체험하고 구입 가능한 오픈 플랫폼 ‘렌디드(LendED)’, 지역 순회 에듀테크 로드쇼인 ‘런디드(LearnED)’ 등을 운영하고 있다.

 

베사가 이런 운영방식을 전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가 학교에 민간업체를 상대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 관 주도로 에듀테크를 도입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영국 교육부는 에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재정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실제 BETT 행사장에는 학교 교장이 원하는 에듀테크 솔루션과 예산 정보를 알려주면 베사에서 수요에 맞는 업체를 일대일로 매칭해 상담을 연계해주는 ‘커넥트(Connect)’가 올해 처음 마련됐다. 학교 측과 업체 모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사전 예약만 2만 건이 넘는다. 630여 개의 자리는 거의 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직교사가 자유롭게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수학교육 스타트업 ‘에브리바디 카운츠(Everybody counts)’에서 근무하는 줄리 클락슨 씨는 현직 세컨더리스쿨(중등) 수학교사다. 클락슨 씨는 “회사에서 3명 정도가 현직교사”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학교의 재량이 높기에 가능한 일이다. 겸업을 하기 전 사전 허락도 필요 없다.

 

클락슨 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수업시수만 정확히 지킨다면 누가 무엇을 하든 문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학교 수업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충실히 하고 주말을 이용해 스타트업 일을 하고 있다.

 

영국은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시절 에듀테크를 포함한 교육 전 분야에 민간 참여를 확대해왔다. 2010년 아카데미 학교 설립법(The Academies Act 2010)을 제정해 공립학교의 자율성, 협력, 책무성, 학업성취도 강화 근거를 마련했다.

 

2019년 4월에는 에듀테크 활성화 전략인 ‘교육기술 잠재력 발현 계획(Realising the Potential of Technology in Education)’을 발표하는 등 시대에 맞는 규제 완화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런던(영국)=한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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