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란 항상 다르게 읽히는 책 “안평중은 사람 사귀기를 잘하는구나, 사람들이 오래 사귈수록 그를 존경했다.” 공자가 한 재상을 이렇게 평했습니다. 안자(晏子)라는 제나라 재상, 정치적 거물이었죠. 안자는 시호 평(平)과 자 중(仲)을 합친 평중이란 말이 이름 대신해 쓰이기도 해 흔히 안평중이라고도 합니다. 그에 대한 공자의 평가가 저랬습니다. 굉장한 칭찬인데 제가 어릴 때는 이 말이 칭찬으로 생각되지 않았어요. 사실 무슨 말인 줄도 몰랐습니다. 너무 뜨뜻미지근해서요. 사마천이 다시 태어나면 안자의 마부라도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극찬한 인물이고 당대에 대내외적으로 많은 칭찬과 명예를 누린 사람인데 저렇게 미적지근하게 평가하다니 공자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고 인생살이 경험이 늘어나자 공자의 저 말이 아주 새롭게 와 닿더군요. 그는 오랜 시간 만나고 사귄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답니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닌가요. 외려 장시간 사귈수록 그 사람의 단점과 열등감이나 공격성을 보기 쉽고, 친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무례한 언사가 오가기도 하는 게 우리 범인들의
학생들이 말을 조리 있게 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토론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어떻게 해야 자기 생각을 똑 부러지게 잘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될까. 말을 잘하는 학생은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식사시간에 다양한 대화를 즐기는 것이 아이들의 대화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듯 학교에서도 자주 토론을 경험해 보는 것이 교실에서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토의·토론 학습을 통해 적극적인 의사소통능력을 조금씩 향상할 수 있으며, 서로 협력해 이뤄가는 따뜻한 교실 토론의 기쁨도 맛볼 수 있다. 토의·토론 학습 이해하기 토의·토론 수업은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한 집단 사고의 과정을 거쳐 수업목표를 달성하며, 학습 성과를 학생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협력수업의 한 방법으로 학생을 방관자가 아닌 학습의 참여자로 만들고,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죽어있는 수업을 살아있는 수업으로 만든다. 토의·토론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학생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과 규칙이 있다. 먼저, 수업의 효과를 위해 누구나 의견 혹은 주장을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배려하고 공감하는
상호성장을 위한 과정형 수행평가 평가는 이벤트가 아니라 여정이라고 한다. 과거의 평가는 과정이 아닌 결과에 대한 평가였다. 평가로 대학을 결정하고 등수를 매겨 공부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구분하고 낙인을 찍었다. 많은 지식이 필요했던 그 시기에는 지식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시험이었다. 이제는 지식보다 다양한 생각과 협업능력, 의사소통 과정에서 나오는 집단지성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수업에서 교사는 관찰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 잘 배우고 있는지,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중심의 수업과 수행평가를 통한 교실수업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교수·학습의 초점을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 ‘학습자가 배운 내용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바꾸고 있다. 그래서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는 방법을 배우도록(learn how to learn) 초점을 두고, 학생들이 학습하는 탐구과정을 통해 학습의 최종 결과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는 문제해결 학습에 기반을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문제해결 학습은 문제 상황 인식, 문제 원인 확인, 정보 수집과 대안 탐색, 대안 선택과 평가의
교육공약 중에서 향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공약은 교육정책 결정권을 갖는 교육 지배구조에 관한 공약이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정책결정권을 갖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하면서도 국민적 합의와 많은 논의가 필요한 학제를 비롯한 중요한 교육공약도 함께 발표해 국가교육위원회의 정책결정권을 부정하는 상호 모순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 일관성 결여, 정책 독점, 갈등 심화 등의 많은 문제가 이런 대선 공약 개발 절차와 적용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을 생각할 때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교육공약은 졸속 교육공약 개발과 이를 그대로 국정 지표에 반영하는 행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일 것 같다. 교육부의 상급기관 행세하는 청와대 중앙정부 조직과 관련해 가장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교육부 폐지 여부, 권한 축소, 그리고 합의제 기구 신설이다. 그러나 이런 논의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과 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청와대의 존재다. 잦은 정책변경과 같은 문제의 뿌리는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주체와 조직은 뒤에 숨어 있으면서 책임만 교육부가 지도록 한 구조에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예전에 생소하거나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용어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핵심용어와 함께 거부할 수 없는 화두가 돼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있다. 선택형 문제 위주로 구성된 지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답습된 ‘무조건적인 암기 위주의 학습방법’으로는 촌각을 다투며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기에 부족하다. 인간만이 갖출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무한경쟁 시대를 살 차세대에게 무조건적인 암기와 단순 지식만을 되풀이하는 수동적인 배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배움을 터득할 수 있는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기계적으로 귀를 열어 듣고, 쓰고, 외우는 수동적인 학습활동에 길든 학생들에게 학생참여형 활동수업을 참여케 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많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평준화제도 시행 이래로 대부분의 인문계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수준의 학습능력을 갖춘 학생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교과의 경우, 학급당 학업성적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영어 독해능력이 부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역량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이다. 이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단편적인 지식만 전달하는 교과 교육이 아닌 토의·토론 수업과 실험·실습 활동 등을 확대하고 과정 중심의 평가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과정이 지식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 효율적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할지, 어떻게 성취도를 높일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개정 교육과정은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준비하는 교육과정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런 교육과정의 개편은 학교 도서관 교육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교도서관 교육의 이론적 목표는 생애능력, 자기주도적 학습, 정보 활용 능력인 리터러시(Literacy)의 배양이다. 학교도서관 이용 교육과 활용 수업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활동으로 단순히 학습과제의 주도적인 해결뿐 아니라, 생활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를 매체가 담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활용(정보 활용 능력)해 해결하는 능력(생애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PART VI
학교에서 교과를 제대로 가르쳐서 참된 이해를 개발시키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있지만 최근에 주목을 받고 것 중에 하나는 역행설계(Backward Design) 교육과정이다. 역행설계 교육과정은 미국의 위긴스(Wiggins)와 맥타이(McTighe)가 제안한 이해중심 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 UBD)이라는 교육과정 설계 모형의 별칭이다. 이 모형은 사실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심층적인 지식의 구조에 대한 앎과 적용이 이뤄졌는가를 평가과제로 제시한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런 ‘이해’를 돕기 위한 단원 설계와 수업 계획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 교사들은 주어진 학습목표를 보고 어떤 재미있는 활동을 수업에 포함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수업이 모두 이뤄진 후에 평가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 모형에서는 교사들이 수업 전에 먼저, 단원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학문의 핵심 개념과 원리에 기초해 끌어내고, 학습자가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드러내는 증거가 될 수 있는 평가과제를 개발한다. 그런 다음, 학생이 평가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학습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교육자라면 누구나 숱하게 들어온 이 경구를 대선 후보들은 들어보지 못한 모양새다. 5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나선 주요 정당의 후보자 공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교원정책 외면’이다. 대통령 선거일을 19일 남겨둔 4월 20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교섭단체 4개 정당의 대선 후보 공식 대선공약 중에 교원정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나마 미래교육과 관련한 세부적인 추진사항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1만 명의 인력 양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행을 혁파하겠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약 정도가 교원과 관련된 공약이었다. 대신 후보들이 내세운 주요 공약의 관심은 교육 지배구조, 학제, 입시 등 구조 개편에 있었다. 물론, 정치의 계절마다 단골로 나오는 각종 복지제도의 확대나 개선도 공약에 반영됐다. 교육위위원회 중·장기 계획 수립 한목소리 세부적인 정책 연구가 어려운 촉박한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거시적인 구조 개편을 의제로 꺼내 드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 중 자극적인 문구로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교육부 폐지다. 주요 후보들은
증권부 기자로 일하다 보니 거의 온종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창을 띄워놓는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주식 종목별 차트 안에는 인간의 일곱 욕망과 수만 가지의 고민이 한꺼번에 투사된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 아무리 똑똑한 사람 1만 명이 있어도 그들이 ‘군중’으로 모이는 순간 지성은 사라지고 만다는 말 등등을 똑똑히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주식 거래의 현장이다. 차트의 움직임은 경이로울 정도로 예측불가다. 단 한 순간도 쉽게 가는 법이 없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종목의 똑같은 상황을 놓고서도 누군가는 ‘사자’를 외치지만 누군가는 ‘팔자’를 외치며 물량을 집어 던진다. 하긴 그렇게 같은 상황을 보고도 생각이 다르니 거래(去來)가 가능한 것일 테다. 중요한 것은, 내 눈앞의 거래에만 시선이 팔려 있으면 시장 전체의 흐름을 놓친다는 점이다. 2011년 ‘지금, 경계선에서’라는 명저를 내놓은 작가 레베카 코스타는 현대 사회의 인간이 작은 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문명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꼬집는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에 대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보면 비극’이라고 통찰했다.
지난해 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 사이에 벌어진 세기의 바둑 대결 이후 우리 교육계는 교육제도와 틀, 교육내용과 방법 등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 학교교육의 빠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학교교육의 혁신을 강제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물론 학교가 외부의 변화에 대해 더디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학교 ‘밖’에서는 그것을 깨우치고픈 욕심과 조급증에서 교육의 변화와 혁신안을 만들고 학교에 강제하고픈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위기의식과 조급증은 학교구성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소외시킬 수 있다. 그럴 경우에 학교개혁과 변화는 오히려 어려워지고 교육의 위기는 심화될 수 있다. 교육개혁을 주장하는 정치가나 기업가, 교육운동가들은 교육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결코 한꺼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인 교육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교육개혁에 대한 역사적 연구들은 교육의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