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리더가 된 당신에게 (최재천 지음, 창비 펴냄, 100쪽, 1만 3,000원)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 우울증,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와 학교에 적응이 힘든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다룬다. 저자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노력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섣부른 응원이나 무분별한 위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그들 개개인이 처한 복잡한 환경과 심리 구조를 이해하고 의욕과 동기를 끌어낼 구체적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최준영 지음, 교보문고 펴냄, 304쪽, 1만 8,800원) ‘경제·주택·에너지·인구·기후’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리적 조건이 국가의 운명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관적인 데이터와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한다. ‘경제·주택’ 편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주택 가격 안정 비결과 최저임금·퇴직금·상속세가 없는 스웨덴의 사례 등을, ‘에너지’ 편에서는 수소·셰일·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둘러싼 국제 관계를, ‘인구·기후’ 편에서는 인도·카자흐스탄·플로리다의 인구정책과 중국·호주의 기후 위기 사례를 살핀다. 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 (에일린 케네디 무어·마크 S. 뢰벤탈 지음,
오늘 점심시간 학교도서관 일일 토론주제는 일류의 조건(사이토 마카시)의 내용 중 ‘동경하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가’였다. 학생에게 책을 소개하며 질문을 건넸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뭐야? 왜 그것을 하고 싶었니? 그럼 동경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니?” 어려운 주제였던 한 학생은 “왜 나한테만 어려운 걸 물어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활동을 하는 이유는 중학생들의 현저하게 낮은 독서량 때문이다. 선생님이 직접 책을 읽고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감으로써 독서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작은 유인책인 셈이다. 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동기와 반응을 관찰하며 어떻게 하면 독서를 동경하는 마음을 일게 할지 고민이 깊다. 새 학기마다 독서교육과 정보활용교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지 심사숙고한다. 2024년에는 창의적체험활동시간 외에 2·3학년 국어 수행평가와 자유학기 협력수업으로 2개 반 독서협력수업을 병행했다. 하지만 독서교육과 정보활용교육 모두 깊이를 갖추지 못한 채 진행되었고, 잦은 수업으로 도서관 운영이 소홀해져 운영방식의 재조정이 필요했다. 이에 2025년에는 1학년 자유학기 주제선택 활동으로 단독 주제독서를 3월부터 7월까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눈앞에 성과가 안 보이니 문득문득 불안해지지?” 요즘 들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힘들다는 학생에게 ‘툭’ 한마디 던지자,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린다. 무슨 마법을 부린 것도, 특별한 상담기법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에게 건넨 말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이처럼 애매모호하고 일반적인, 즉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을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설명’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부른다. 그리고 바넘 효과를 실제 대화에 활용하는 대표적 기법이 바로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다. 바넘 효과 _ 누구나 공감하는 말의 함정 바넘 효과는 19세기 미국의 서커스·쇼 비즈니스의 거장이었던 피니어스 T. 바넘(Phineas T. Barnum)에서 유래했다. 지금 우리나라로 치면 SM이나 JYP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CEO였던 셈인데, 바넘은 ‘누구에게나 맞는 말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홍보전략으로 대중의 호기심과 보편적 욕구를 파고들었다. 바넘은 ‘우
가을은 운동회의 계절이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단체 경기와 매스게임 등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다. 많은 학부모는 학교 운동회를 통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들이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워한다. 최근에는 운동회를 이벤트사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교육적 의미보다는 노는 것을 추구하는 이른바 ‘외주형 운동회’라는 비판과 함께 운동회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외주형 운동회에 대해 긴 시간의 준비 단계를 없애고 축제로 즐기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시간이 줄고, 지나치게 흥미 위주라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이제 운동회는 체육교육과 학교교육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단순한 명랑운동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확산은 불가피하게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운동회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학교의 상황과 여건들을 고려한 정합성이 있는 미래지향적 운동회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위탁형 운동회의 확산 배경과 문제점 ● 위탁형 운동회 확산의 배경 최근 위탁형 운동회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1998년 여의도 한강둔치와 장충단 공원 등에서 열렸던 교원 정년단축 반대 집회에 교직 경력 4년 차의 신임교사였던 필자도 참여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되고 경직된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해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고령 교사 1명을 퇴출하면 신규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령 선생님보다 젊은 선생님을 더 선호한다고 홍보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25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데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한 생산가능인구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정년연장을 통해 고경력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묶어 두면서 새로운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을 위해 학제개편, 유학생 유치, 해외근로자 채용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기되어 왔고 일부는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번 이재명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확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의 의미 한국 사회에서의 ‘내 집 마련’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집은 일상을 이어가는 삶의 기반이자 자산을 축적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은 실거주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할 때는 계약 만료라는 불확실성이 따라붙고, 아이 학군이나 생활권을 유지하는 데에도 늘 제약이 생긴다. 반대로 자기 집을 가진 순간, 최소한 거주만큼은 안정이 확보되고 삶의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안정감은 가족의 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그러나 집은 단지 편안한 거주의 수단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가장 확실한 자산 축적의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른다는 믿음이 강하게 작동하고, 실제로 부동산 보유 여부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크게 갈라놓았다.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노후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까지 덧붙여진다. 집을 가졌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결혼을 앞둔 청년 세대에게는 중요한 선결
교사들은 5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 한다.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면 본봉의 절반 되는 금액의 5년 치를 한꺼번에 명예퇴직수당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전에 임용된 교사들의 경우 만 58세에 퇴직해도 곧바로 연금이 나온다. 그래서 30년 이상 재직하였으면 학교 근무할 때 소득의 70%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용된 교사들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년퇴직해도 65세부터 연금이 지급된다. 58세에 퇴직을 하면 연금 개시일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명예퇴직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5년간 명예퇴직률은 교원의 약 1.8%이고 6,500명 정도 된다. 1995년에 주로 임용된 1972년생이 58세가 되는 2030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36년까지는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시기다. 2037~2041년까지 정년퇴직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해서 퇴직자 수가 203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2031년을 기점으로 발생할 ‘명예퇴직 급감’ 현상을 분석하고, 정년연장의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글이다. 명예퇴직 급감 시나리오 교원들이 명
우리 사회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6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초고령 사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삶은 녹록하지 못하다.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6세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37.8%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자 사는 고령자의 55.8%는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혹여 준비하고 있더라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65만 원에 불과해 2021년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노후 최소 생활비(부부 198만 원, 개인 12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 이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전체 고령자 중 69.4%(남성 77.6%, 여성 61.8%)에 달한다. 65세 정년연장을
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부터 만 65세로 늦춰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단절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어서, 정년연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검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前) 정부에서도 공무원의 단계적 정년연장 방안이 논의된 바 있으며, 세부내용에 관한 판단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실제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는 여러 단위에서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지적하며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 정부에서 고용시장의 정년연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공무원 정년연장과 호봉제 중심의 급여 체계 개편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제도 도입이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년연장은 쟁점과 이해관계가 복잡하며, 국민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지아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고향에 내려와 빨치산 출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며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문 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간 몰랐던 아버지의 삶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전직 빨치산이자 ‘순수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늘 ‘혁명을 목전에 둔 혁명가처럼 진지’한 태도로 살아갔다. 겨울 어느 날 소쿠리를 팔러 왔다가 나갈 때를 놓친 방물장수 여인을 재워주려고 데려오자, 어머니는 “베룩(벼룩)이라도 옮으면 워쩔라고”라고 타박했다. 어머니도 빨치산 출신이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네, 지리산서 멋을 위해 목숨을 걸었능가? 민중을 위해서 아니었능가? 저이가 바로 자네가 목숨 걸고 지킬라 했던 민중이여, 민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머니는 당신 딸은 절대 담배 태우고 그런 애가 아니라고 계속 항변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넘의 딸이 담배 피우먼 못된 년이고, 내 딸이 담배 피우먼 호기심이여? 그거이 바로 소시민성의 본질이네! 소시민성 한나 극복 못헌 사램이 무신 헥명을 하겠다는 것이여!”라고 했다. 화자는 ‘환갑 넘은 빨갱이들이 자본주의 남한에서 무슨 혁명을 하겠다고 극복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