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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톡톡톡] 신년 계획 세울 때 동기부여 ‘팍팍’ 되는 최신 영화 4편!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을 맞이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금연 또는 금주하기, 외국어 하나 배우기, 여행 떠나기 등 저마다 소박할 수도 있고 거창할 수도 있는 새해 다짐과 신년 계획을 세운다. 작심삼일은 절대 금물이니, 동기부여가 절실하다! 동기부여 관련 영화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거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국가대표>(감독 김용화, 2009), <말아톤>(감독 정윤철, 2005),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감독 로브라이너, 2008), <소울>(감독 피트 닥터, 2021),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감독 벤 스틸러, 2013), <위플래쉬>(감독 데이미언 셔젤, 2015), <인턴>(감독 낸시 마이어스, 2015) 등의 영화들이 ‘주로’ 나온다(가나다 순).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걸 보면 검증된 영화임이 확실하니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새교육> 1월호에서는 좀 더 따뜻한 신상으로, 신년 계획을 세울 때 동기부여가 ‘팍팍’ 되는 ‘최신’ 영화 4편을 준비했다(개봉일 순). 대한민국 모든 교사의 2025년을 응원합니다!

 

 

<퍼펙트 데이즈>(감독 빔 벤더스, 2024) _ 거창한 계획 따윈 필요 없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고 싶은 이들이라면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카세트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균열이 발생하는데….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개봉과 동시에 많은 이의 인생영화로 등극했다. 히라야마 자체인 듯한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 일본 대표 배우 야쿠쇼 코지는 <퍼펙트 데이즈>로 제76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의 연기를 두고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당신은 야쿠쇼 코지와 똑같은 표정을 따라 지으면서 이 장면을 끝내지 말아 달라고 스크린을 향해 몇 번이고 말하고 싶어질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예술영화로는 드물게 13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야쿠쇼 코지가 15년 만에 내한해 한국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영화로 널리 알려진 ‘코모레비’(木漏れ日)는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의미한다. 히라야마는 태양의 흐름에 따라 코모레비를 실천하는데, 스카이타워를 기준점으로 삼아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를 카스테레오에 집어넣고, 해가 흘러가는 방향에 맞춰 점심을 먹으면서 필름카메라로 일렁이는 햇살을 찍는다. 


<퍼펙트 데이즈>의 연출은 <베를린 천사의 시>로 제4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사물의 상태>로 제3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밀리언 달러 호텔>로 제5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차지하며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세계적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다. 2022년에 다큐를 찍고 싶다는 마음으로, 화장실이 등장하지만 화장실 이야기가 아닌 장편 극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데 3주, 촬영은 17일 만에 끝냈다. 


빔 벤더스 감독은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일상 속의 규칙적인 리듬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사소한 것들이 똑같지 않으며 매번 달라진다는 것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퍼펙트 데이즈>가 반복되는 일상처럼 보이지만, 작은 변주를 이루며 크나큰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는 이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딱’인 거장의 마스터피스.

 

<리빙: 어떤 인생>(감독 올리버 허머너스, 2024) _ ‘메멘토 모리’를 되새기며…, 작은 모험과 일탈이 알려주는 삶의 가치
“당신을 보고 기억났어요. 살아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중절모와 신문, 우산과 서류 가방. 매일 같은 시간 기차를 타고 런던 시청으로 출근하는 평범한 공무원 ‘윌리엄스’(빌 나이)는 병원에서 자신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은 윌리엄스는 시청에서 맡은 임무를 그저 기계처럼 수행하며, 무미건조하게 살았던 지난날이 그저 한스럽다. 생애 처음으로 회사에 무단결근을 시작으로 일탈에 빠져드는 윌리엄스. 바닷가 휴양지에서 술과 노래에 취해 보기도 하고, 직장 동료였던 마거릿과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보기도 하며, 남은 시간을 만끽하고자 한다. 그러다 문득, 사무실 책상 한편에 먼지 쌓인 채 놓여 있던 서류를 떠올리고, 남아 있는 나날을 보낼 가장 찬란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해외 유수 매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리빙: 어떤 인생>의 각본은 <남아 있는 나날> 등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가 맡았다. 자신이 평생 사랑해 온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2년 영화 <이키루>를 1950년대 영국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서, 각본·기획·캐스팅을 모두 담당했다. 세트·의상·음악까지 과연 영화는 1950년대 영국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여기에 영국의 국보급 배우 빌 나이가 윌리엄스 역을 맡아 인생 정점의 연기를 선보인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망가진 록스타,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의 선장 ‘데비 존스’, <어바웃 타임>에서 다정한 아버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①>에서 마법부 장관 ‘루퍼스 스크림저’ 등 장르를 불문하고 특유의 개성이 빛나는 독보적인 연기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 온 빌 나이는 생애 처음으로 인생을 누리며 삶의 찬란함을 발견하는 윌리엄스 역으로 데뷔 47년 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빌 나이의 압도적인 연기에 대해 <Deadline>은 ‘빌 나이는 이 역할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San Francisco Chronicle>는 ‘빌 나이가 전 세계인의 보물임을 입증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모든 인간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그 사실을 외면하거나 잊고 살아가지만, <리빙: 어떤 인생>은 인생의 유한함에 직면한 한 노인이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하는지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Memento Mori. 새해 초,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

 

<힘을 낼 시간>(감독 남궁선, 2024) _ 자신을 찾기 위한 잠시의 여유…, 바로 여행이 필요한 이유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렵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작은 활동들 안에 담긴 여러 과정은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조마조마하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버린 건 아닌지, 다시금 세상에 섞여 들어갈 수 있는 것인지….”


주목받지 못해 은퇴한 아이돌 ‘러브앤리즈’의 ‘수민’(최성은)과 ‘사랑’(하서윤), ‘파이브 갓 차일드’의 ‘태희’(현우석)는 끝없는 연습으로 쳇바퀴 돌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고 데뷔까지 했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은퇴 후 평균 나이 26세, 전 재산은 98만 원뿐. 세 청년은 학창시절에 갈 수 없었던 수학여행을 뒤늦게, 시끌벅적하게 떠나 보기로 계획하고 제주도로 떠난다. 연습생 시절 그토록 상상하고 원했던 수학여행인데, 첫날부터 가방을 잃어버리며 꼬이기 시작한다. 낮술을 먹다 시비가 붙기까지. 더 문제는 막상 여행을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수민, 사랑, 태희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며 한국경쟁 부문 대상, 왓챠상, 배우상(최성은)까지 무려 3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힘을 낼 시간>은 국가인권위원회의 15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문화예술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인권을 전직 아이돌 출신의 세 사람 이야기에 담으면서 K-pop 전성시대의 이면도 다루고 있다. 남궁선 감독은 “잡힐 듯 말 듯한 꿈이라는 가능성을 놓고 끝없이 이어지는 노동이 은퇴나 계약 종료로 끝날 때까지 비인간적으로 열심히 살다가, 그 가능성이 문을 닫고 나서야 마침내 진짜 삶 앞에 서게 되는 그 감각이 그렇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한국 아이돌 시스템이 현대 자본주의 노동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버텨내고 있을 감정들의 축소판임을 스크린에 그려냈다. 


발목을 붙잡는 과거로부터 나아가 현재를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하는 잠깐의 여유라는 이름의 여행에서 세 청춘은 서로를 끊임없이 다독인다. 쾌활한 청춘 드라마지만, 젊은이들에게만 국한되는 영화는 아니다. <힘을 낼 시간>은 현생의 부침을 겪어내고 매일을 살아내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많이 힘들지. 네 탓이 아니야. 힘을 내자’라며 오래도록 마음을 다독일 영화다. 

 

<메모리>(감독 미셸 프랑코, 2025) _ 새해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면? 이들의 사랑을 눈여겨보길!
싱글맘 ‘실비아’(제시카 차스테인)는 뉴욕에서 딸과 단둘이 산다.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돌봄센터에서 봉사하며 착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에게는 어린 시절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이 있다. 어느 날 고교 동창 파티가 열리고, ‘사울’(피터 사스가드)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비아에게 이끌린다.

 

결국 실비아의 집까지 따라온 사울은 말없이 집 앞에서 밤을 보낸다. 이튿날 아침, 실비아는 사울과 대화하며 그가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 왠지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 과거에 사울을 만난 적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한 실비아는 며칠 후 그를 찾아가 따지기 시작하고,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사울은 그녀의 이야기가 혼란스럽다. 둘 사이의 오해가 풀리면서 사울의 가족은 실비아에게 사울의 간병을 부탁하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잊지 못하는 여자와 기억 못 하는 남자가 만났다.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는 각자 과거의 아픈 기억과 기억을 잃어가는 현실이라는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9)의 과학자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제시카 차스테인이 실비아 역을, 이번 영화 <메모리>로 제80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터 사스가드가 사울 역을 맡아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LA Times>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사랑 이야기’라고, <Variety>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마음속에서 점점 더 크게 자리 잡을 영화’라고 평할 정도니, 올해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필람’(필수관람) 무비가 될 것 같다. 


연출을 맡은 미셸 프랑코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한 젊은 거장이다. <애프터 루시아>로 제65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크로닉>으로 제68회 칸영화제 각본상, <에이프릴의 딸>로 제70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뉴 오더>로 제77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메모리>는 날카로운 연출과 도발적인 메시지를 선보였던 미셸 프랑코 감독의 첫 번째 사랑 영화로, 최고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최상의 연기를 끌어내는 탁월한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홍보사 ‘워너비펀’의 김영심 대표는 “모든 사람에게는 밝힐 수 있든, 밝힐 수 없든 자신만의 아픔이 있다고 생각한다. <메모리>는 그 아픔까지도 보듬어주면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러브스토리”라고 추천의 이유를 설명했다. 1월 22일  개봉.
 

사진 제공 정보 ● <퍼펙트 데이즈>, <리빙: 어떤 인생> (주)티캐스트 / <메모리> 포스터: (주)티캐스트, 스틸컷: 공식 예고편 갈무리 / <힘을 낼 시간>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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